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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겜노인 Nov 18. 2018

역대급 흥행 지스타 2018 좋은 점, 나쁜 점, 이상

[현장] 역대급 흥행, 그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15일 수능일, '수능 한파'라는 단어가 무색해질 정도로 따뜻했던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 게임 전시회 '지스타 2018'이 역대급 흥행과 함께 막을 내렸다. 수능 당일부터 몰려든 부산 게임 유저들의 열정은 마지막 날인 18일까지 지스타를 달궜고 역대 최고라는 입장객 수를 달성하며 지스타 회의론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17일 토요일 입장 전 풍경. 지스타를 매년 내려갔지만 올해 같은 장관은 본적이 없다. <사진 출처: 지스타 페이스북>


올해 지스타 행사는 첫 외국 게임사의 메인 스폰서부터 트위치-아프리카, 넷마블-넥슨, 포트 나이트-배틀그라운드 등 이색 경쟁 요소로 주목을 받았다. 에픽게임즈는 부산역부터 해운드까지 크리스 프랫과 포트 나이트로 도배를 했다. 조 단위의 수익을 기록 중인 게임답게 매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고, 부산의 모든 곳에서 포트 나이트를 만날 수 있게 했다.

크리스 프랫을 보는 건 정말 'Easyyyyyyyyyyyyyyyyyyyy' 했다. <사진출처: 직접 촬영>


트위치와 아프리카는 지스타를 기점으로 자사의 인플루언서(BJ, 게임 스트리머)들을 동원해 지스타 홍보에 열을 올렸다. 많은 팬들이 몰려와 매시간 부스는 뜨거운 인기를 기록했고 양사의 경쟁은 마지막 날까지 그야말로 치열하게 전개됐다. 지스타의 새로운 볼거리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넥슨과 넷마블의 경쟁도 볼만했다. 올해 말과 내년 라인업을 대거 들고 나온 양사는 지스타 참가를 하지 않은 엔씨소프트를 대신해 유저들에게 볼거리, 즐길거리를 제공했다. 넷마블은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과 세븐 나이츠 2, 킹 오브 파이터즈 올스타 등을 선보였고, 넥슨은 마비노기 모바일, 아스텔리아, 시노 앨리스, 스피릿 워시 등을 내세워 맞불을 놓았다. 시연존은 유저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왠지 1대100 퀴즈 프로그램을 보는 듯한 넷마블 부스 <사진출처: 직접 촬영>
300부스의 위용, 그 안에 10여종이 넘는 게임이 밀집해 있는 넥슨 부스 <사진출처: 직접 촬영>


포트 나이트와 배틀 그라운드의 경쟁은 카카오의 합류로 더욱 혼탁해진 풍경을 야기했다. 출시 이후 한국 내 배틀로얄 게임 1위를 내주지 않은 펍지의 배틀 그라운드는 카카오와 연합으로 부산을 가득 채운 포트 나이트 공세를 막아내야 했다. 라전무(라이언) 캐릭터의 활약도 이색적이었으며, 매일 펼쳐진 대규모 전투도 지스타의 볼거리로 충분한 역할을 했다. 포트 나이트의 코스프레부터 게임 대회 진행 등은 말할 필요도 없이 대단했다.


덕분에 지스타 2018은 역대급 흥행을 거뒀으며, 첫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부산을 뜨겁게 달궜다. 개인적으로 부산 게임 유저들의 열정이 이렇게 대단했던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오거돈 부산시장이 지스타의 부산 영구 개최를 단언할만한 멋진 결과였다.

투자 마켓은 많은 업체들의 참가로 눈길을 끌었다. <사진출처: 직접 촬영>


그리고 벡스코 주변을 채운 각양각색의 푸드 트럭과 다양한 업체의 만족도를 이끌어낸 오픈 투자 마켓, 시종일관 업계 관계자들로 들썩 거렸던 B2B 운영 등도 지난해보다 훨씬 안정적으로 운영되며 게임 업계 관계자들의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냈다. 


*좋은 점, 포트 나이트의 공격적 마케팅, 부산을 즐거움으로 채우다

게임이 가진 매력 중 가장 큰 건 함께 나누고 즐기는 '즐거움'에 있다고 본다. 포트 나이트의 홍보, 마케팅은 이런 부분을 잘 자극했고 보기 좋게, 밉지 않게 채웠다. '스타로드' 크리스 프랫의 각종 도발은 게임에 흥미를 올리기 충분했고, 이는 포트 나이트가 가진 다양한 매력을 어필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그냥 포트나이트로 시작해 포트나이트로 끝난 지스타! <사진출처: 직접 촬영>


해운드 해변부터 각종 역, 버스 정류장 등 어딜 가도 포트 나이트를 만날 수 있었고 이는 게임 유저는 물론 가족 단위 관람객, 그리고 게임을 모르는 사람들까지 벡스코로 몰리도록 만들었다. 올해 역대급 흥행이 가장 큰 주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부스의 장관부터 충실했던 각종 행사들은 에픽게임즈가 한국 게이머를 대하는 과정이 절대 소홀하지 않았다는 걸 보여줬다. 


*나쁜 점, KOG 커츠펠을 제외한 온라인 게임의 실종, 유저의 손맛을 채우지 못하다.

나쁜 점이라고 보기보단 아쉬웠던 부분은 PC 온라인 게임의 실종이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B2C로 참석한 KOG의 '커츠펠'이 없었다면 사실상 전멸에 가까운 형태였다. 포트 나이트와 배틀 그라운드, 넥슨의 에센던트 원, 아스텔리아, 드래건 하운드 등이 그나마 분전해줬지만 모바일에 집중된 환경에선 크게 빛을 발할 수는 없었다. 

KOG의 커츠펠은 단일 부스로 등장해 많은 유저들의 사랑을 받았다. <사진출처: 직접 촬영>


그나마 커츠펠의 등장은 반가웠다. 지난번 최초 공개 시보다 훨씬 좋아진 게임성을 선보인 이 게임은 2대 2 대전부터 PvE 형태의 레이드 등 최근의 트렌드를 잘 반영한 느낌을 줬다. 특히 뛰어난 그래픽과 개성 넘치는 원화는 KOG가 가진 장점을 잘 살려낸 결과물이었고 부스 내에서 진행됐던 많은 행사들은 마니아는 물론 일반 관객들까지 들썩거리게 만들었다. KOG의 내년 행보를 기대하게 만든 결과물이었다.


*이상한 점, 블루홀은 무엇을 위해 지스타에 참가했을까?

개인적으로 이상했던 건 블루홀의 B2C 참가였다. 요란하고 화려했던 펍지의 부스와 달리 블루홀의 부스는 입장한 소수의 고객 정도를 제외하면 볼 수 없도록 사방을 꽉꽉 막았다. 궁금증 유발 같은 뭔가 다른 이유가 있었겠지만 다른 부스들의 집중도에 비하면 존재 가치를 느끼기엔 매우 부족했다. 솔직히 말하면 이상한 느낌까지 들었다. 이 공간은 크래프톤으로 불리는 블루홀 피닉스, 스콜, 레드사하라스튜디오, 딜루젼스튜디오, 엔매스엔터테인먼트의 연합 공간으로 블루홀의 현재와 미래를 다룬 곳이다.

크래프톤? 무슨 생각이었을까. 정말 이상한 곳이었다. <사진출처: 지스타 페이스북>


하지만 신작들은 거의 없었고 기존에 사례들이나 걸어온 길 등 블루홀에 대한 이야기에 집중했기에 다른 B2C 공간과 비교해 흥미를 끌지 못했다. 오히려 B2B에 있었으면 업계 관계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었을 것으로 보이고, 시연 공간과 오픈형 부스를 선택했다면 더 많은 관심을 이끌어내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펍지 하나로 터진 블루홀이 '역사'를 운운하는 건 아직 시기상조 같았다. 그리고 당장 CBT 시 최악의 평가를 받은 에어의 게임 성부터 잡는 게 좋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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