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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겜노인 Nov 05. 2020

중국이 중국한 '샤이닝 니키' 한복 왜곡 논란

역사를 없앤 중국이 고집스럽게 탐내는 남의 역사와 문화

중국 게임 회사 '페이퍼 게임즈'의 패션 게임 '샤이닝 니키'가 출시 한 달도 안돼 대형 논란에 빠졌다. 바로 한국 출시를 기념한 아이템 '한복' 아이템인 '가온길'과 '한울'이 중국의 전통 의상이라는 점과 논란에 따라 한국 서버에서 해당 아이템을 환불하고 제외시켜버린 것이다.


샤이닝 니키는 국내는 물론 중국 등 여러 국가에서 큰 성공을 거둔 패션 모바일 게임 '아이러브 니키'의 후속작으로 뛰어난 그래픽과 수준 높게 제작된 복장, 사실적인 움직임 등으로 화제를 모았다. 11월 5일 자 기준 구글 플레이 인기 순위에는 3위, 최고 매출 49위를 기록하고 있다.

샤이닝 니키는 인기 3위, 매출 순위 49위를 한국에서 기록했다.


한복 논란은 위에서 언급한 2개의 아이템을 한국 출시 기념으로 국내는 물론 중국 서버 등 다른 나라 국가에 한정 아이템으로 판매를 시작한다고 공지하면서부터 시작됐다. 해당 아이템을 본 중국 네티즌이 중국 명나라 시기의 의상, 또는 중국 조선족의 고유 의상이라는 입장을 내놓으며 개발사를 압박한 것.


이에 페이퍼 게임즈 측은 공식 입장문을 내고 당당히 자신들의 '동북공정' 및 중국 정부의 입장을 옹호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리고 페이퍼 게임즈 코리아 측은 공식 카페에 불미스러운 논란에 대해 사과드리며 가온길과 한울 아이템을 모두 파기 회수 및 환불 조치한다고 덧붙였다.

웨이보에 기재됐던 페이퍼 게임즈의 입장문과 번역문


페이퍼 게임즈의 입장은 이해된다. 최근 중국 정부를 비판했던 마윈의 앤트 그룹이 기업공개 하루 전 전격 중단되는 사태나 여러 텐센트 및 여러 중국 회사가 중국 정부의 입김에 놀아났던 판호 이슈 등만 봐도 서둘러 "중국 전통문화를 사랑하고 존중하고 고수한다"는 입장문을 낼 수밖에 없었다.


물론 여기까지 가면 페이퍼 게임즈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도 있고 중국 업체로써 자국 정부의 눈치로 인한 최선의 노력 정도로 보일 수 있었지만 이후 대처는 말 그대로 중국이 중국 해버린 결과로 연결됐다.


샤이닝 니키 공식 카페(https://cafe.naver.com/shiningnikkipaper/28169)는 11월 5일 새벽 1시 59분 공지를 낸 이후 관련 게시물을 써서 항의하거나 게임 내에서 중국을 비판하는 채팅을 하는 유저들을 계정 정지 또는 채팅 금지 조치 등을 진행해 버린 것. 그리고 Korea를 비롯해 COVID 19 등을 금칙어로 지정했다.

불미스러운 일인데 왜 한국 서버에서 한복을 지우는가?


또한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았지만 현재의 삭제 예정인 한복 아이템은 중국 및 대만 서버에 남아 있으며 이에 대한 삭제 예정도 따로 공지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내용은 샤이닝 니키 공식 카페의 자유 게시판 글로 확인했습니다.) 한복이 없는 한국 서버, 서비스만 남게 됐다.


이에 공식 카페에는 700개 넘는 한국 유저들의 항의, 비판글이 쏟아지고 있다. 내용의 대부분은 해당 내용의 비난과  탈퇴하는 법, 환불하는 법, 매국노 짓 하지 말라는 글 등이다. 일부는 결제는 안 해도 게임은 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으나 그나마도 다른 글에 의해 밀려나거나 비난 댓글로 삭제하는 상황이다.

사태 터진 이후 지금까지도 샤이닝 니키 공식 카페는 불타오르고 있다.


구글 플레이의 별점 테러도 시작되고 있다. 벌써부터 주요 리뷰에는 '한복은 한국의 전통복장이다' 내용과 별 1개를 주는 내용이 기재된 상태. 이에 대해 카페 운영진들 역시 대응이 없어 공식 카페는 말 그대로 '난리'가 나고 있다.


논란에 대해 정리하면 한복을 중국의 전통의상이라고 우기는 중국 네티즌과 이를 받아준 페이퍼 게임즈, 그리고 한국 유저를 탄압하고 한복 아이템을 한국 서비스에서 제외시키는 강수를 둔 페이퍼 게임즈 코리아 논란 등이 겹치면서 이제 막 출시한 샤이닝 니키 게임의 서비스 전망이 불투명해졌다는 것이다.

한국 유저들은 이에 대해 평점으로 대응하고 있다.





그렇다면 중국은 왜 이런 짓을 하고 있을까. 개인적으로 생각한 건 중국 특유의 열등감과 3번의 큰 역사적 후퇴 사건 때문으로 보인다. 열등감은 워낙 다양한 입장이 있기 때문에 여기에선 크게 다루지 않겠다. 이런 열등감은 어찌 보면 역사가 없기 때문에 만들어지는 문제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찬란했던 문화가 수천 년 퇴보하는 계기가 된 사건은 기원전 212년부터 213년까지 자행된 '분서갱유'와 1660년부터 1700년대 사이 발생한 '문자의 옥' 그리고 1966년부터 1976년까지 벌어진 '문화대혁명' 등을 들 수 있다. 이 대형 사건들은 중국의 역사는 물론 기록까지도 모두 말살하는 초유의 기행이었다.

어릴 때 봤던 패왕별희의 내용이 문화대혁명이었다는 걸 최근에 알았다. <사진 출처: 다음>


특히 마오쩌둥 시대에 발생한 사건인 문화대혁명은 "옛 것은 모조리 숙청하라! 문화, 교육, 그리고 너희들의 부모까지도"라는 마오쩌둥의 말에 의해 발발했다. 이후 과정은 그야말로 끔찍했다. 공자의 묘부터 초한지로 잘 알려진 항우의 묘, 청나라 문 오경재 기념관, 장개석 옛집 터 등 수천 년 내려온 문화제가 파괴됐다.


또한 3개의 사건 동안 동일하게 자행된 건 역사 및 당시 시대상을 알 수 있는 여러 문건을 비롯해 당시 이를 연구하고 보존하던 지식인들의 처단 및 박해였다. 물론 자금성을 비롯해 만리장성, 진시왕릉 등 유명한 것이 남아 있지만 이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이런 기행에 가까운 사건들이 발생하게 된 원인은 하나였다. 바로 자국민의 통치를 위함이었다. 옛 사상과 제도에 매달려 있다면 국민들의 통치가 어렵고 그들을 단결시키기 힘들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분서갱유는 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황제 진시황이 국가를 다스리기 위한 발판으로 저지른 행위 중 하나였다.

중국 정부 비판의 목소리를 낸 마윈 회장의 앤트 그룹의 상장이 무기한 연기됐다.


쉽게 이야기하면 통치자의 행위에 대한 역사적 평가, 관점이나 사상가들의 의견 및 비판 등을 미연에 차단하고 자신의 통치에 대한 거부할 수 없는 절대적인 신뢰를 만들고 싶었다는 것이다. 일본이 우리나라를 침탈했을 때 가장 먼저 한 것은 언어를 비롯한 문화를 없애는 행위였다.


그러는 동안 무수한 탄압과 올바른 생각과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처단하는 행위가 반복됐다. 한국은 이에 끊임없이 저항했고 나라를 되찾았지만 중국은 그렇지 못했다. 중국인만 모르는 -알면서 모른척하는- '천안문 사태'로 인해 저항할 동력을 완전히 상실해버렸기 때문이다.

천안문 사태


이후 중국 정부는 '동북공정'을 통해 좋아 보이는 다른 나라 특히 아시아 국가의 역사에 대해 탐을 내기 시작했다. 역사가 없다면 거짓으로라도 만들어내면 되고는 것이고 이왕이면 더 좋은 더 쓸모 있는 역사를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게 유리하지 않을까.


그러는 동안 자연스럽게 열등감이 민족성으로 자리 잡게 된다. 역사가 없는데 민족이 기댈 곳은 어디에도 없기 때문. 그렇게 자연스럽게 민족은 역사가 아닌 정부에 기대게 되고 정부가 하는 말을 고스란히 믿고 따르게 된다.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겠지만 언제든지 '갱유'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쉽게 할 수 없을 것이다.


 




좋든 싫든 역사는 민족과 나라가 지켜야 할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이를 바탕으로 나라와 민족은 성장하고 다른 나라와의 경쟁에서도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지극히 당연한 부분이다.


샤이닝 니키 논란은 동북공정을 잘 모르는 젊은 세대 사람, 특히 게임 유저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사건이 될 것 같다. 중국이 어떻게 문화를 파괴했고 어떻게 역사를 거짓으로 만드는지를 쉬운 방식으로 친절히 알려준 사례가 됐다.


한국의 역사와 전통, 문화를 자신의 것이라고 우기는 나라의 게임을 즐긴다는 게 자존심 상하지 않는가. 물론 '게임일 뿐이고 결제 안 하면 상관없다'는 식의 생각도 이해는 된다. 그건 개인의 생각이니깐. 하지만 대놓고 저렇게 무시하는 가게에 들어가 욕먹으면서 음식 먹는 사람은 그냥 '욕먹어도 싼 사람'이다.

우리나라 게임으로 아름다운 의상과 전통문화를 만나보고 싶다는 건 나만의 생각일까?


그런 사람으로 스스로를 낮출 필요는 없다. '원신' 때도 이야기했지만 결국 문화라는 건 자국민이 아껴야 하고 이를 소재로 한 다양한 콘텐츠가 무기, 힘이 돼 다른 나라로 퍼지면 그게 강국이 되는 것이다.  이번 샤이닝 니키 사태가 과연 어떤 형태로 결말을 낼지 지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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