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장 좋아하는 신해철의 음악
브런치 DJ 글을 쓴 이래 처음으로 소개해드리는 가요입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뮤지션 중 한 명인 신해철의 음악인데요.
신해철이 1988년 대학가요제로 처음 데뷔했을 때 저는 고등학교 1학년이었습니다.
당시 저는 헤비메탈과 프로그래시브 아트락에 심취해있을 시절이라..가요는 거의 듣지 않던 시절이었고,
가요 뿐 아니라 그 좋아하던 Pop음악도 심심해서 더이상 잘 듣지 않던 상황이었거든요.
당연히 신해철이란 뮤지션이 제 음악적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았습니다.
거기에 이듬해에는 '안녕'이라는 댄스 음악을 갖고 나왔는데 중간에 '되도않는' 영어 랩을 넣어서 손발이 오그라들게 만들었기 때문에 당시 '극혐하던 가수' 중 한 명이었죠.
그때만해도 가요에 영어가 들어간다는 것이 상상이 잘 되지 않던 시절이라 가사의 상당구절이 통째로 영어로 되어 있고 더구나 한국말로는 될 수 없다고 인식되던 'Rap'이란 형태로 만들어진 그 노래를 굉장히 무시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군입대를 앞두고 있던 1993년 1월 경, 제가 '벼락처럼 갑자기' 짝사랑에 빠져버린 한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가 신해철의 '아주 오랜 후에야'라는 노래를 제게 추천해줬어요.
(여담이지만 당시 이 친구가 숙명여대에 다니고 있었고, 먼 훗날인 2018년 제가 숙명여대 대학원에서 한학기 동안 직무분석이라는 과목을 맡아달라는 요청을 했을 때 어려운 가운데 수락하게 된 계기가 됩니다.)
그리고 신해철이란 가수의 노래를 너무 좋아한다고...
그런데 저는 이미 과거부터 신해철에 대한 편견이 굉장히 강했고 신해철이 하는 부류의 음악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마음 속에 강하게 철벽을 치고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신해철의 음악을 들을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1992년에 신해철이 넥스트라는 밴드를 만들었다는 말을 들었기에 군입대 전 시골에 있는 큰집에 인사를 드리러 가면서 동네 레코드방(이런 표현도 참 오래된 표현이네요^^;;)에서 넥스트 1집을 구매하여 기차를 타고 가면서 들었습니다.
그때 충격을 먹었죠.
"신해철이 내가 지금까지 생각했던 그런 뮤지션이 아니구나..."
그 넥스트 1집에서는 '인형의 기사'를 필두로 '외로움의 거리', 'Turn off the TV', '도시인'을 굉장히 좋아했었습니다.
그러고 나니...신해철이 과거에 발매했던 음악들에 대해서도 호기심이 생기더군요.
그래서 솔로 마지막 앨범인 Myself Tour 앨범을 구입했습니다.
그 앨범에 수록된 음악들을 들으면서...이전에 신해철이란 뮤지션에 대해 갖고 있던 '날라리같은 댄스가수'라는 편견을 가진 것에 대해서 속으로 진심어린 사과를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날라리같은 댄스가수가 뭐 비난받을 일이냐 생각합니다. 90년대 날라리 댄스 가수들의 음악을 지금은 매우 좋아하거든요^^;;)
그렇게 신해철이란 뮤지션에 대해 알아가고 2집앨범, 1집 앨범을 거슬러 구입하여 들어보았고 이때 저는 신해철의 완전한 팬이 되었습니다.
군에 입대하고 이등병이던 시절...외곽 근무를 나가면 고참들이 노래를 시키는 일이 다반사였는데...
한 고참이 제가 부르는 윤상의 '가려진 시간 사이로'를 엄청 좋아했었는데...어느날은 갑자기
"혹시 네가 작곡한 노래는 없냐?"라고 묻는 것입니다.
그 당시의 군기로는 "못합니다!", "없습니다!"와 같은 부정적 답변을 하는 것이 쉽지 않아 저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있습니다!"라고 대답을 했는데 그 대답을 들은 고참이 저에게...
"그럼 그거 한 번 불러봐.."라고 말을 하는 것이었;;;;;;;
순간 살짝 고민을 하다가 '이 고참이 모를만한 노래 가운데 좋은 노래를 불러야겠다' 생각하고 불렀던 노래가 바로 오늘 소개해드릴 '길위에서'란 노래입니다.
그리고 군대에서 일병휴가인가? 상병휴가인가?를 나오자 마자 넥스트의 신보가 발매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1.5집으로 불리우는 'The Return of N.EX.T Part 1: The Being'를 구입했었는데요.
지금처럼 인터넷 환경이 발달해서 음반을 발매하기 전에 발매되는 앨범의 음악을 미리 맛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에 그 앨범을 구입하고 완전 설레는 마음으로 CD를 플레이어에 넣었죠.
첫곡이었던 'The Return of N.EX.T (Instrumental) 그리고 바로 이어지는, 사실상 한곡이라고 생각되어지는 The Destruction of the Shell(껍질의 파괴)'가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왔을 때
"드디어 한국에서 이런 Rock음악이 등장했구나!!!!!!" 전율을 느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휴가를 복귀하고 나서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문선대'라는 위문공연을 다니는 연예부대에서 우리 대대로 공연을 왔었는데...
그때 영화배우 공형진이 보컬을 담당했던 밴드가 노래를 불렀는데 그 앨범에 수록된 '껍질의 파괴'와 '이중인격자'를 부르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저 혼자 완전 광분해서 노래 따라 불렀던 기억이 나네요. ㅎㅎㅎ
길위에서라는 노래는 신해철의 팬들이 아니면 사실 '잘 모르는 노래'입니다.
하지만 신해철의 팬들에게 "신해철과 넥스트의 음악 중 가장 좋아하는 다섯곡을 말해보세요"라고 물으면 거의 꼭 들어가는 노래 중 하나에요.
귀에 확 꽂히는 자극적인 요소는 거의 없지만 가사에 딱 맞는 멜로디의 기승전결과 음악적 전개가 돋보이는 곡입니다.
특히 오늘 소개해드릴 마이셀프 투어 라이브 버전은 원곡에서는 들을 수 없는 후반부의 '감정을 고조시키는 라이브에서만 할 수 있는 음악적 장치'를 들을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이 곡은 라이브 버전을 듣기를 강추합니다.
신해철의 음악이 늘 그렇지만...
음악도 음악이지만 가사가 정말 좋고,
그리고 가사의 내용, 발음과 멜로디 및 박자와의 연결이 정말 좋은데요.
오늘 소개해드리는 이 노래에서 여러분들도 그런 느낌과 감동을 느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가 떠나간지도 벌써 11년이 되었네요.
매년 신해철 없는 신해철 콘서트를 다니고 있는데 이번 10월이면 또 신해철 없는 신해철 콘서트가 열립니다. 11주기 추모 콘서트.
올해는 김경호, 부활, 김종서, 신화의 김동완, 홍경민, 제이드, 로맨틱 펀치 그리고 윤채님등이 신해철이 과거 작곡했던 노래들을 매년 이맘때만 되면 그를 그리워하는 팬들을 위해 공연에 나서주신다고 합니다.
공연정보 및 예매 (뒷광고 아님)
11년 전 지방 출장을 갔다가 그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서울에 도착, 밤9시쯤 아산병원 장례식장에 찾아갔습니다.
그 시간에 벌서 수천명의 팬들이 줄을 서서 조문을 기다리고 있었고,
한 번 입장할 때 4~50명씩 식장에 입장해서 마지막 인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2시간 가량 기다렸던 기억이 있네요.
원래 잘 우는 스타일이 아닌데 영정사진을 보자마자 눈물이 터져서 정말 통곡을 했습니다. (저뿐이겠습니까? 모두 다...)
지금도 매년 10월이 되면 길을 걷다가도 문득 눈물이 터지곤 하는데...이게 신해철 팬들이 가진 공통적인 아픔이라 할 수 있죠.
저희 와이프는 박효신 팬인데...어느날 밥먹다가 와이프에게
"박효신 팬들은 좋겠다. 보고 싶으면 볼 수 있어서." 툭 던졌다가 괜히 눈물 터져서 머슥했네요...ㅠㅠ
(아씨...이 글을 쓰는데도 또....;;;;)
그가 논객이나 여러가지 다른 의미로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경우도 많지만...
신해철 팬클럽 맴버들은 그가 '음악으로 사람들에게 기억되어지기를' 가장 바랍니다.
다른 이슈 때문에 음악적 진가가 묻히는 측면이 좀 있거든요.
벌써 34년 전 1991년에 이 세상에 나온 음악이지만...
2025년에 살고 있는 여러분의 마음 속에도 큰 감동과 여운이 있기를 바라며 들려드립니다.
신해철 2집 마이셀프 앨범 중 '길위에서', 라이브로 들으시겠습니다.
https://youtu.be/B-bUIhGYy6E?si=Ix_aatC6uosiN0R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