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일오비, 텅빈 거리에서

공일오비를 알게된 최초의 노래

오늘의 퇴근곡은 공일오비의 음악을 가져왔습니다.

제가 한 때 굉장히 좋아했던 팀인데요.

공일오비의 90년대 초반까지의 음악들은 정석원의 '천재성'을 보여주기에 손색이 없는 곡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중반부로 가면서 그 천재성이 점차 희미해져갔고...

결국 다른 사람의 노래에 손을 대기까지...ㅠㅠ

이후 박정현 등 다른 가수들에게 인기곡을 선사하기도 했지만 개인적으로 공일오비 초창기의 천재적 음악 감성을 느끼기엔 많이 부족한 곡들이라 생각합니다.


정말 저 혼자만의 유추일 뿐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정석원이 음악을 하는 힘이었던 'H에 대한 그리움이 식어갔기 때문'이 아닌가 그 원인을 생각하고 있는데요.

몇집인지는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어느 앨범 속지에 보면 '이 모든 곡들에 영감을 제공해준 H에게 감사'(정확한 문구는 아니지만 이런 의미)라는 글이 써있음을 볼 수 있었는데요.

당연히 정석원이 H라는 사람에 대한 사랑의 마음을 노래로 풀어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문구였습니다.

그 앨범 수록곡 가운데 당시 객원가수였던 윤종신이 부른 'H에게'라는 노래가 있었는데 당연히 '정석원의 그녀'를 생각하면서 쓴 곡이었겠죠.

(언젠가 TV에서 윤종신이 인터뷰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공교롭게도 정석원이 짝사랑하던 그녀와 윤종신이 짝사랑하던 그녀가 모두 H였다는 말을 하는 것을 들은 것 같네요.)

그리고 '그녀의 딸은 세살이에요'라는 범상치 않은 제목의 노래와 윤종신이 솔로 활동시작할 때 정석원이 써줬던 '너의 결혼식'이란 곡들을 보면 그녀가 '결혼을 한 여자'라는 점을 유추할 수 있었죠.


이 곡들 외에도 '친구와 연인', '떠나간 후에', '너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동부 이촌동 새벽 1:40', '다음 세상을 기약하며', '어디선가 나의 노랠 듣고 있을 너에게'와 같은 곡을 보면 그 가사들이 모두 같은 맥락을 가르키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윤종신이 불렀던 5월12일이란 곡은 앨범 커버에 '5월12일은 제가 그녀를 처음 만난 날입니다'라는 멘트가 써있었으니 빼박이죠.

정석원이 사랑했던 그녀는 그와 썸을 타던 관계였으나 조건이 좋은 남자를 만나 결혼을 했고 정석원은 그녀를 잊지 못하는 애절한 마음을 계속 음악에 담아서 그녀에게 들려주고 있던 것이 아니었나....생각합니다.


정석원의 그런 마음이 공일오비의 90년대 초반부 음악까지에 정말 많이 묻어있는데요.

개인적으로 오늘 소개해드릴 '텅빈 거리에서'라는 곡과 함께 'H에게', '떠나간 후에' 그리고 '5월12일'과 같은 음악에서 너무 애절하게 잘 표현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 또한 한참 젊었던? 어렸던? 시기에는 그런 애절한 마음을 갖고 살았던 시기가 있었는데 이 음악들을 들으면서 같이 공감하고 또 이 노래들과 함께 아픈 마음들을 달래곤 했었지요.


하지만 세월 앞에 장사 없다고...정석원의 마음 속 깊이 자리잡았던 그 그리움의 마음이...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희미해져갔겠죠.

어느 시점부터는 그의 음악에서 위에서 말씀드렸던 그 '애절함'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애절한 곡을 쓰려고 노력하는 음악들은 많았지만 진짜 한참 젊을 때의 그 마음과 같을 수는 없겠죠. 그 시절과 같은 깊은 애절함을 그의 음악에서 더는 느낄 수 없게 되었고...저도 공일오비의 팬에서 자연스럽게 이탈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그 시절 그 곡들을 들으면...

저에게도 희미해진 옛날의 그 감정들을 다시 느낄 수 있게 되는데요.

가장 대표적인 곡이 바로 오늘 소개해드릴 '텅빈 거리에서'입니다.


윤종신은 정말 '예쁜 목소리'를 가졌던 보컬이었습니다.

이 곡에서도 윤종신의 미성을 느낄 수 있는데요.

공일오비의 음악들 가운데 제가 특별히 애정했던 노래들이 거의 다 윤종신이 객원 보컬을 맡았던 곡이라

그때 제가 윤종신에게 가지고 있던 환상같은 것이 있었죠.

슬픈 눈을 가진 우울함과 소심함 만랩의 청순 소년형 가수.

하지만 TV를 통해서 본 윤종신은 그런 외모를 가지고 있지도 않았을 뿐더러....

'개그맨'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그런 환상이 다 깨지는 바람에 개인적으로 너무 실망했던 기억이 있는데요.

지금은 이렇게 재미있는 윤종신이 더 좋네요^^;;

제가 평창동에 살 때 저희 집에서 5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윤종신이 살고 있었어서...동네에서 몇번 마주치긴 했지만...소심한 저는 그때마다 그냥 조용히 지나갔습니다.


그 시절을 살았던 사람들은 이 노래를 들으면서 꼭 이 가사에 대해 한마디 합니다.

'외로운 동전 두개뿐'

요즘 젊은 친구들은 이 가사가 어떤 의미인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겠죠.

하지만 그 시대를 살았던 우리들은...

그리고 그 시절 사랑을 했던 거의 모든 사람들은 이 외로운 동전 두개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 동전에 담긴 의미와 감정...생생히 기억하죠^^

연애를 하거나 누군가와 썸을 타고 있는 사람들은 어둑어둑해지면 모두 다 동네 공중전화 박스에 모여 줄을 섰었죠.

통화를 하다가 동전을 넣은만큼 통화를 다 하지 않으면 뒷 사람을 위해서 수화기를 전화통 위에 얹어놓고 나오는 배려와 센스...

다 그 시절만의 낭만이자 추억인 것 같습니다.


그 시절 나의 감성을 깨울 수 있는 음악,

공일오비의 '텅빈 거리에' 들으시면서 옛 시절의 추억에 한 번 잠겨보시면 좋겠습니다.

https://youtu.be/KF1FDZPthYI?si=OPFBRv6S6KUiJg8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