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모전 출품을 목표로 집필 중에 있습니다. 중간중간 편집/보완되며 내용이 수정될 수 있습니다.
"사장님, 저 왔..."
"마침 잘 왔구나."
치킨집으로 들어선 유리는 깜짝 놀랐다. 그곳에 아까 본 회색 코트의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안녕하세요. '김유리' 선생님이시군요. 저희 구면이지요?"
"두 사람 구면이니? 내가 찾아본다던 변호사님이시란다."
변호사님의 말씀에 사장님께서 놀라시며 유리에게 변호사님을 소개했다.
"아, 네. 아까 잠깐 뵜었어요."
"제가 여기 오는 길에 중요한 명함집을 흘렸었는데, 유리 선생님께서 발견하시고 알려주셨습니다.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유리와 변호사님은 사장님에게 구면인 이유를 말씀드렸다. 그리고 변호사님은 다시 한번 감사인사를 표하셨다. 유리의 입장에서는 사소한 일로 두 번이나 감사 인사를 받다니 괜히 쑥스러워졌다.
"유리가 심성이 착하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지요."
사장님께서도 거드셨다. 두 사람의 칭찬세례에 부끄러워진 유리는 화제를 돌리기 위해 입을 열었다.
"그, 전세금 때문에 오신 거죠? 잘 부탁드립니다!"
변호사는 유리에게 전세 관련 상황 설명과 몇 가지 서류를 요구했다.
"우선 전세 관련 상황 좀 설명해 주시겠어요?"
"약 2년 전에 들어갔어요. 한두 달 전에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한다는 연락을 받았고요. 내용증명은 보내놨어요. 이번 주에 이사 나가야 해요."
변호사님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흐음, 상황이 촉박하군요. 그래도 아주 늦지 않아 다행이에요."
"촉박하다뇨? 인터넷 찾아봤을 때에는 늦은 것 같진 않았는데요."
유리가 놀라 물었다. 그러자 변호사님이 말씀하셨다.
"잘 들어요, 유리 선생님. 일단 이사를 나가실 때에, 큰 짐은 하나 놔두고 가세요. 그리고 집주인에게 비밀번호는 절대 알려주지 마시고요."
"왜죠?"
"간단하게 말하면 소탐대실하지 않으시도록 하는 방안이에요."
유리는 변호사님의 말씀이 이해되지 않았다. 인터넷으로 찾아봤을 때에는 '집을 완전히 비우고, 비밀번호도 알려주고' 법적 조치를 취하면 이자를 받을 수 있다고 했는데 그렇게 하지 말라니.
"무슨 말씀이신지...."
"설명하자면 기니까, 설명은 일단 생략할게요."
변호사님께서 유리의 질문을 자르고 말씀을 이으셨다.
"두 번째로 HUG나 HF에 가입되어 계신지도 알아봐 주세요."
"허그요?"
"인터넷에 '전세보증보험' 검색하시면 나올 거예요. 이 둘 중에 하나에 가입되어 있다면 그나마 전세금을 비교적 편하고 빠르게 돌려받을 수 있는 확률이 올라갈 거예요."
전세보증보험이라니. 존재조차 모른다. 하지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알아봐야 한다.
"세 번째로 유리 씨의 등본과 전세 계약서와 해당 물건의 등기부 등본을 좀 뽑아와 주시겠어요?"
"해당 물건의 무슨 등본이요?"
"등기부 등본이요. 인터넷 등기소에서 열람 가능합니다."
법적 용어들에 혼란스러워하는 유리를 본 변호사님은 가방에서 수첩과 펜을 꺼내 메모를 하며 말씀을 계속했다.
"마지막으로 이사 나오신 후에 '임차권 등기'도 하셔야 합니다. 이거는 법원에 직접 가서 해야 해요."
잠시 후, 유리는 다음과 같은 메모를 받았다.
1. 이사 관련
- 큰 짐 하나 놔두고 갈 것
- 비밀번호는 알려주지 말 것
2. 전세보증보험 가입여부 알아보기
- HUG 또는 HF
3. 주민등록 등본, 전세 계약서, 전세 물건의 등기부 등본
- 주민등록 등본 : 행정복지센터 또는 민원 24에서 발급 가능
- 전세 물건의 등기부 등본 : 등기소 또는 인터넷 등기소에서 발급 가능
4. 이사 후
- 임차권 등기 명령
(어려우시다면 소액의 비용을 받고 제가 해드리겠습니다.)
메모를 받아 든 유리는 한숨이 절로 나왔다.
"하아. 전세금을 돌려받기가 쉽지 않을 거란 걸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복잡할 줄은 몰랐어요."
"복잡하다뇨. 이제 시작입니다."
변호사님의 말씀에 유리는 경악했다. 아무리 큰돈을 돌려받는 일이라고는 하지만, 이렇게까지 어려울 줄은 몰랐던 것이다. 유리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변호사님은 명함을 하나 건네시며 말씀하셨다.
"전세보증보험 가입여부는 알아보시고 바로 연락 주시고, 나머지 서류들은 준비되시면 사진 찍어 보내주시거나, 이 주소로 보내주시길 바랍니다."
명함을 받아 든 유리는 다시 한번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 시작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