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모전 출품을 목표로 집필 중에 있습니다. 중간중간 편집/보완되며 내용이 수정될 수 있습니다.
며칠 후, 지원해 놨던 설날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해 하얀 셔츠와 검정 슬랙스를 입고 백화점으로 향했다. 미리 안내받은대로 직원용 입구를 지나 약속 장소로 가니 직원분께서 기다리고 계셨다.
"유리씨죠? 이쪽으로 오세요."
직원분을 따라가보니, 행사 매대는 이미 준비가 되어 있다. 가운데에 2줄이 붙어있고 좌우로 1줄씩해서 총 4줄, 한우 세트부터 참치 세트와 스팸 세트는 물론이고 샤워용품 세트까지 다양하다.
행사 매대 중간 쯤에서 직원분은 유리에게 참치 세트가 진열되어 있는 매대 앞을 가리키며 말했다.
"아시다시피 유리씨가 팔아야 할 품목은 '참치 세트'에요. 위치는 여기구요."
'조금은 부담스러운 걸.'
유리는 손님의 입장에서 부담을 느꼈다. 직원분은 이어 말헀다.
"백화점 POS기 사용법이랑 택배 고객 분들의 연락처와 주소 받아두는 법, 해피콜 전화하시는 방법 등을 알려드릴게요. 이쪽으로 따라오세요."
유리는 POS기가 있는 곳에서 POS기의 사용법과 택배 관련 업무 방법을 들은 후, 다시 행사 매대 앞으로 갔다.
"열심히 팔아주세요."
이 말을 마지막으로 직원은 어디론가 사라졌다.
선물세트가 많으니, 선물세트를 팔 아르바이트생들도 한 팔 간격으로 다닥다닥 서 있다. 서로 어색해서 말도 섞지 않고 다들 멀뚱멀뚱 서있다. 유리도 긴장해서 뻣뻣하게 굳어있다.
잠시후 백화점 오픈 시간이 되었고, 손님들이 물밀듯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한껏 긴장된 유리의 몸에 힘이 들어갔다. 유리는 굳은 몸으로 손님을 맞이할 준비를 했다.
'온다...!'
하지만 손님들은 행사매대를 지나쳐 어디론가 우루루 가버렸다. 유리의 몸에서 긴장이 풀렸다.
그렇게 유리는 손님이 행사 매대 쪽으로 다가오면 긴장했다가, 매대를 지나치면 긴장이 풀리기를 반복했다.
몇 번의 긴장과 완화가 반복되다 이번에는 정말로 행사 매대 쪽으로 오는 손님들이 생겼다. 유리는 한 톤 높은 목소리로 말했다.
"참치 세트 보고 가세요~."
하지만 손님들은 참치 매대에 눈길을 주지도 않고 지나가 버리셨다.
'팔아야 하는데....'
대부분의 손님들은 행사 매대로 오지 않았다. 가끔 오시는 손님들도 다른 매대의 상품들을 상담하고 갈 뿐이다. 유리는 속이 상했다.
'왜 참치 세트만 팔리지 않는거지....'
속상해하는 사이 유리가 쉴 시간이 되었다. 가만히 서있으려니 다리도 아프고 물건도 팔리지 않아 속상하다. 유리는 어깨가 쳐진 채로 직원 휴게실로 갔다.
"어머, 아가씨 무슨 일 있어요?"
먼저 쉬고 있던 직원 한 분이 유리에게 말을 걸었다.
"명절 선물세트로 참치 팔고 있는데요. 하나도 못 팔았어요."
그 말을 들은 직원 분은 깔깔 웃으며 대답하셨다.
"아유, 행사 첫 날 아니에요? 원래 첫날 낮에는 잘 안 팔려요. 행사 처음 해보시나 보네."
"하지만 다른 매대들은 조금씩 팔리던걸요."
유리가 울상이 되어 말했다. 그러자 직원분께서 말씀하셨다.
"첫날에 바로 팔리는 제품도 있고, 천천히 팔리는 제품도 있는데. 아가씨가 파는 물건은 천천히 잘 팔리는 물건이에요. 걱정 말고 일 해요."
직원분과 대화하는 사이 쉬는 시간이 끝났다.
"저 먼저 가볼게요...."
시무룩한 유리가 휴게실을 나왔다. 유리는 짐짓 밝은 표정으로 매대 앞으로 갔다. 유리가 쉬고 오는 사이, 행사 매대에 손님도 제법 많아졌다.
"참치 세트 사세요~."
손님들이 지나가실 때마다 유리도 친절히 권했다.
"참치 세트 사가세요~."
"참치 세트 5세트 주세요. 택배 되죠?"
"네! 주소 불러주세요."
모두 다섯 곳으로 배달이 갈 예정이다. 유리는 POS기에 판매실적을 입력하고, 배달지 확인을 위해 해피콜을 했다. 조금 버벅였지만 순조롭게 첫 판매가 이루어졌다.
그리고 첫 판매를 기점으로 참치 세트가 뭉터기로 팔리기 시작했다. 물건이 팍팍 팔리자 유리는 신이 나 더욱 소리높여 말했다.
"참치 세트 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