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모전 출품을 목표로 집필 중에 있습니다. 중간중간 편집/보완되며 내용이 수정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며칠이 흘렀다. 판매도 순조롭고 근처에 있는 다른 아르바이트생들과도 안면을 텄다. 유리는 가끔 같은 시간에 쉬게 되는 아르바이트생들과 짧은 대화도 가졌다.
"언니는 급여받으면 어디에 쓸 거예요?"
같은 시간에 쉬게 된 생활용품 아르바이트생이 물었다. 아르바이트로 번 돈을 생활비로 쓴다고 말하기에는 괜히 부끄럽다. 유리는 머뭇거리다 말했다.
"생각 안 해봤는데. 너는 어디에 쓸 거야?"
"바짝 벌어서 쌍꺼풀 수술 하려고요."
이 말이 하고 싶었나 보다.
"여기를 이렇게 집을 건데요. 이번에 대학생 할인 행사도 해서 엄청 싸게 할 수 있어요. 쌍꺼풀 수술하면 눈도 이만큼 커질 거고요. 남자친구도 생기겠죠? 좋아하는 남자애가 있는데요. 쌍꺼풀 수술하고 고백하려고요!"
생활용품 아르바이트생은 양손으로 눈을 집으며 신이 나 조잘거렸다. 유리는 그 모습이 퍽 귀엽다고 느껴졌다.
'다른 사람들은 돈 벌면 어디에 쓰려나.'
궁금해진 유리였다.
판매에 가속도가 붙은 다음 날, 이번 쉬는 시간에는 스팸 아르바이트생과 함께 쉬었다. 유리가 어제 받았던 질문을 스팸 아르바이트생에게 했다.
"너는 급여받으면 어디에 쓸 거야?
"학기 중 생활비에 보태려고요."
스팸 아르바이트생이 씩씩하게 대답했다.
유리는 생활비에 보탠다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스팸 아르바이트생에게 놀랐다. 유리는 되물었다.
"생활비에 보탠다는 말, 부끄럽지 않아?"
"그게 왜 부끄러워요? 누나."
스팸 아르바이트생이 의아해하며 유리에게 말했다.
"저는 부모님께 손 벌리지 않고, 제 손으로 제 생계를 한다는 사실이 자랑스러운걸요. 누나."
스팸 아르바이트생의 말에, '생활비에 보탬이 되기 위해 일을 한다'는 사실을 부끄럽게 여겼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듣고 보니 그렇네. 내가 잘못 생각했어. 일깨워줘서 고마워."
"에이~. 아니에요. 누나."
그때 스팸 아르바이트생이 유리에게 되물었다.
"그런데 누나는요? 누나는 아르바이트해서 돈 벌면 어디에 쓸 거예요?"
유리도 웃으며 대답했다.
"나도 생활비에 보태려고."
목표 판매량을 거의 다 채운 아르바이트 마지막 날, 마지막 쉬는 시간은 한우 아르바이트생과 함께했다.
유리는 마지막 질문을 했다.
"너는 급여받으면 어디에 쓸 거야?"
한우 아르바이트생은 잠시 수줍어하더니 대답했다.
"저는 공부하고 일한다고 고생한 저에게 주는 선물로 놀러 가려고요!"
한우 아르바이트생의 말을 들은 유리는 뒷통수를 한 대 맞은 것 같았다.
돌아보니 졸업하고 여태 하루도 쉬지 않고 일을 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었다.
직장을 다닐 때는 물론이고,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후부터는 아파서 몸져 눕는 날을 제외하고는 하루도 빠짐없이 일했었다.
직장을 잘린 후에 일을 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던 날들도, 돌이켜보니 먹고 살기 위한 고민으로 편하게 쉰 적이 없었다.
그래서 많이 힘들었나보다. 먹고살기 위한다는 핑계로 스스로를 너무 방치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러고보니 나 엄청 열심히 살았구나.... 열심히 살아내기만 했구나....'
마침 내일은 설 연휴 전날이다. 아직 운영하는 가게들이 있을 것이다. 유리도 고생한 스스로를 위해 내일 하루쯤은 선물을 주기로 결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