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1일, 강연도 끝났고 전시도 철수까지 전부 끝이 났다.
정말이지 전부 끝이 났다. 화려했던 삶은 막을 내렸고 나는 다시금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왔다. 아직도 그 흥분되던 순간들에 취해 마음은 들뜬 상태이지만 몸이 너무 고단하다. 일단은 조금 쉬자.
쉬면서 '전시를 같이 완성해 주신 분들의 새해 목표와 응원들'을 꺼내 그분들의 따스함과 희망, 설렘, 열정, 감사한 마음들을 하나하나 손끝으로 느껴보았다.
그래, 이 모든 것들이 삶의 희망이고 이유였다.
돌아보니 죽고 싶다고 생각했던 모든 순간 중에 정말 죽고 싶었던 순간은 단 한 순간도 없었다.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는 말을 '죽고 싶다'고 간단하게 표현한 것이었고, 도망치고 싶은 순간을 '죽고 싶다'고 표현한 것일 뿐이었다. '푹 쉬고 싶다'는 말도 '죽고 싶다'는 말로 감정을 격앙시켰던 것이었다.
그렇게 그 모든 부정적인 순간들을 '죽고 싶다'는 말 한마디로 납작하게 만들었던 것이었다.
'죽고싶다.'
단 네 글자에 그 모든 깊고 얕은 부정적인 감정들을 부정적인 감정의 극단으로 납작하고 진하고 무겁게 만들었던 것이었다.
그렇게 나약하고 모자라고 사랑받지 못하던 나는 나약하고 모자라고 사랑받지 못했기 때문에 모든 일들에 개복치마냥 항상 흥분하며 항상 죽어버리고 싶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이제 나는 최소한 하나는 안다.
나는, 죽고 싶은 사람이 아니다.
나는, 살고 싶은 사람이다.
나는, 사람들 속에서 서로에게 주고받을 수 있는 도움을 주고받으며 살고 싶은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