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점과 강점을 구분해야 하는 이유

by 오승훈

장점과 단점은 사람이나 조직이 가진 여러 요소 중 길거나 짧게 드러난 특징이고, 강점과 약점은 어떤 목적이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유리하거나 불리하게 작용하는 요소다. 장단점은 두드러진 요소일뿐, 살아가는데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강점과 약점이다. 목적에 따라 단점도 강점이 될 수 있으며 장점이 약점이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기린은 목이 길어 심장에 큰 부담이 되고 물을 마실 때 불안정한 단점이 있다. 그러나 높은 나무의 잎을 먹을 수 있어서 경쟁자가 적은 블루오션을 가질 수 있고 목덜미를 물어 먹잇감을 사냥하는 사자의 공격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다.


ADHD(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는 1800년대 의무교육이 시작되면서 발견되었다. 밖에서 뛰어놀던 아이들을 교실 안에서 장시간 가르치다보니 가만히 있지 못하고 돌발적인 행동을 가진 아이들이 두드러졌다. 이들은 품행이 나쁜 학생으로 평가받았고 그중 하나가 윈스턴 처칠이었다. 그는 훗날 위험을 감수하는 결단력으로 2차 세계대전의 승리를 이끈 주역으로 평가 받는다. 산만하다는 단점이 과감한 도전의 측면에서는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전세계에서 200년이 넘은 기업의 수는 5,500개가 넘는데 이중 3,146개가 일본 기업이다. 그 배경에는 전통과 가족 경영을 중시하는 문화가 있다. 가업을 승계하는 것은 장자가 아니라 가업을 가장 잘 이어갈 수 있는 자녀가 물려 받는다. 자녀 중에 그런 인재가 없다면 양자로 들여서라도 가업을 잇는 것이 중요하다. 더불어, 외침이 적어 경영 환경이 안정적이었다. 전란으로 그간 쌓은 기업이 무너지거나 급격한 환경 변화가 없어 다른 나라보다 기업 경영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었다. 이것은 일본 경제의 두드러진 장점이지만 혁신적인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에는 뼈아픈 약점으로 작용한다. 급변하는 환경에 적응하기 보다 전통을 계승하는 것을 더 중시하고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해 폐쇄적인 태도를 보이기 때문이다.


장점과 강점을 구분해야 하는 이유는 자만심과 열등감을 경계하기 위해서다. 장점만 믿고 나태해져서도 안 되고 약점에 사로잡혀 비관적으로 세상을 볼 필요도 없다. 목적에 따라 장단점은 언제든 강약점으로 바뀔 수 있다. 무엇이 장단점인지가 아니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가 더 중요하다.


더 중요한 두번째 이유는 단점과 약점은 생각할 가치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세상 사람들이 나의 결정적 단점이라 일컫는 것조차 내가 원하는 바에 따라 강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 그러니 굳이 장단점을 구분할 필요없이 모든 것을 자원으로 생각해야 한다. 또한, 목적을 달성하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약점이 아니라 강점이다. 약점은 목적 달성의 방해나 장애가 되는 요소이므로 약점을 극복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건 성취가 아니라 장애물 제거이다.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를 수 있는 건 장애물이 없어서가 아니라 장애물조차 뛰어넘는 심장과 인내가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