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Slow Moments

휴양 여행은 처음이라서요

티니안 타촉냐 비치 수중 액티비티 #체험다이빙

by 김진빈



여행에도 장르가 있다. 굳이 따지자면 나는 새로움을 즐기는 휴양 여행자보다 도시 구석구석을 걷는 도시 여행자에 가깝다. 새로운 액티비티에 도전하고 즐거워하는 일보다, 원래부터 그 거리에 일원이었다는 듯이 그대로 스며들어 생각에 잠기는 쪽이 더 잘 맞았다. 이런 내게 휴양 여행이라는 뜻밖의 선물이 찾아왔다.


목적지는 티니안과 사이판.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인 섬으로의 여행이라니. 바다에서 나는 언제나 모래사장에 앉아 수영하는 사람들을 지켜보는 쪽을 택해왔다. 첫 휴양 여행을 준비하면서 문득 사이판까지 가는데, 라는 생각이 들었고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체험 다이빙을 신청한 뒤였다. 물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는 내가 그냥 수영도 아닌 물속 세계를 탐험하는 다이빙을 신청했다니. 주변 사람들이 더 걱정하기 시작했다.



사실 첫 휴양 여행이라는 설렘보다 물에 대한 공포가 더 크게 다가왔다. 티니안은 시시각각 날씨가 변했다. 소나기가 퍼붓다가도 금세 화창 해지는 이상한 날씨가 이어졌다. 소나기가 내릴 때는 이대로 다이빙을 못 할 수도 있다는 불안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이 동시에 들었다. 체험 다이빙을 하는 당일에도 이른 아침부터 몇 번이나 소나기가 내리고 그치길 반복하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 날씨가 금세 맑아졌다.


체험 다이빙 전, 잠시 오션 뷰 호텔(Ocean View Hotel)타촉냐 비치(Tachogna Beach) 산책에 나서기로 했다. 물과 친해져야겠다는 뒤늦은 몸부림이었달까. 바다는 수심이 얕을수록 투명하고 수심이 깊을수록 진한 파랑을 띤다고 한다. 타촉냐 비치는 연한 에메랄드빛 색을 가졌을 정도로 수심이 얕고, 모래사장 바로 앞은 그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일 정도로 맑고 투명했다. 풍랑이 심한 때에도 잔잔한 파도가 전부일만큼 남녀노소 모두에게 친절한 바다였다.



얕은 수심 때문인지 이른 아침부터 헤엄을 치는 아이들이 많았다. 해가 중천에 떠오르자 스노클링 장비를 착용하고 바다에 뛰어드는 사람도 하나둘 생겼다. 첫 다이빙을 앞둔 나는 괜히 심장박동이 빨라졌다.


산책이 끝나기 전, 조금 더 정확히 마음의 준비를 마치기 전에 바다로 떠날 시간이 찾아왔다. 타촉냐 비치에 있는 다이빙 샵에서 강사님과 인사를 나눴다. 영어를 잘 하지 못해 안전 교육을 못 알아들으면 어떡하지, 라는 불안감이 있었는데 다행히 강사님이 한국어에 능숙한 교포 출신이었다. 이론 교육에 앞서 강사님이 몇 가지 질문을 했다.


"수영 못 하시는 분?"


나만 조용히 손을 들었다.


"호흡 법은 스노클링 할 때와 같아요. 스노클링은 다 해보셨죠?"


나는 경직된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흔들리는 내 동공을 봤는지 강사님은 이제부터 배우면 된다는 말과 함께 본격적인 이론 교육을 시작했다. 가장 먼저 다이빙 장비를 착용하고 물속에서 호흡하는 방법을 배웠다. 강사님은 숨을 길게 내뱉는 걸 어려워하는 내게 노래하듯 숨을 내뱉는 법을 차근차근 알려주셨다. 코를 막고 귀를 뻥 뚫리게 하는 이퀄라이징, 수경에 찬 물을 빼는 방법, 물속에서 소통할 수 있는 수신호를 차례로 배웠다.



이론 교육과 안전 교육을 마친 뒤 공기통을 매고 해변으로 향했다. 실전 투입 전 얕은 물에서 이론으로 배운 호흡과 수신호를 체크하는 간단한 실습이 이루어졌다. 체험 다이빙에 도전한 이들이 얕은 바다에서 둥글게 손을 잡고 공기통을 매고 물속에서 걷는 방법, 호흡하는 방법, 수신호를 다시 한번 체크했다.


막상 바다에 들어간다고 생각하니 얕은 물인데도 겁이 났다. 남들에겐 고작 수심 6m겠지만 물에 대한 공포가 있는 내겐 수심 60m에 맞먹는 공포로 다가왔다. 강사님은 내 손에 잔뜩 들어간 힘으로 나의 긴장감을 눈치채고 물 위로 올라와 잘 하고 있다고 다독여주셨다. 그 와중에 나는 힘들어요, 라는 수신호만 기억하면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수심 6m 아래로 향했다.



내 생에 최고의 바다였다. 고작 6m 아래로 내려왔을 뿐인데 밖에서 보던 바다 색과는 확실히 달랐다. 맑고 투명해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타촉냐 비치 겉모습과는 달리 그 속은 더 짙은 색을 가졌지만 더 투명했다. 가끔씩 버둥거리는 내 옆을 유유히 지나가는 열대어 무리 때문에 그렇게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처음에는 바다 아래 깔린 기다란 밧줄을 잡고 바닷속에서 헤엄치는 연습을 한다. 이때도 강사님은 호흡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수경에 물이 차지 않았는지, 수시로 이퀄라이징을 하고 있는지 미리 약속한 수신호로 한 명 한 명 체크하기 바빴다. 앞에는 친절한 강사님이 있고, 현지인 보조 강사가 부표를 끌고 우리 뒤를 따르고 있어 안심이 됐다.


바다가 어느 정도 익숙해졌을 무렵, 우리는 오리발을 신고 밧줄 없이 바다를 헤엄쳤다. 열대어를 만지려다 공기통 무게를 못 이기고 허우적거리기도 하고, 바닥에서 떠오르지 않아 난감해하기도 했다. 산호초 근처에 다다랐을 때 우리 손에 피딩을 위한 먹이가 한 덩이씩 주어졌다. 어디선가 열대어 무리가 나타나 손 주위를 맴돌기 시작했다.


피딩을 끝으로 다시 해변가로 돌아왔다. 나는 언제 물을 무서워했냐는 듯이 연신 재밌다를 외쳤다. 아마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면 다시 체험 다이빙에 도전했을지도 모른다. 성공적인 첫 바다 탐험이었다.




*** 타촉냐 비치 체험 다이빙


오션 뷰 호텔(Ocean View Hotel) 바로 앞에 위치한 타촉냐 비치(Tachogna Beach)는 해가 뜨는 순간부터 체험 다이빙, 스노클링 등 각종 수중 액티비티의 성지가 된다.


물에 대한 막연한 공포가 있지만, 수중 세계는 궁금하다면 수심 6m 아래를 탐험하는 체험 다이빙에 도전해보자. 체험 다이빙 전에 전문 다이빙 강사에게 간단한 이론 교육 및 안전 교육을 받고, 얕은 바다에서 실습을 한 뒤 체험 다이빙을 시작하기 때문에 다이빙 경험이 없어도 문제없다.



***TIP 체험 다이빙 할인받는 방법!


티니안 및 사이판 국내 여행사인 티니안 굿투어에서는 체험 다이빙 예약 대행 서비스를 운영한다. 요금을 할인하는 이벤트도 함께 진행 중이며, 호텔 픽업 서비스를 운영하기 때문에 타촉냐 비치와 거리가 있는 호텔에 묵어도 걱정 없다.


요금 : 100 달러 > 60 달러

소요 시간 : 약 1시간 30분

URL : www.goodtinian.com




Hafa Adai, Saipan

낯선 이들과 겨울을 달려 여름에 닿았습니다.
11월에 맡았던 완연한 여름 냄새와 뜨거운 공기, 그리고 낯선 사람들과의 여행.
모든 게 낯설었지만 한편으론 설렜던 사이판, 티니안 여행기를 선명한 색으로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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