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우리 엄마를 종종걸음 치게 했을까.
2018년 11월 28일, 제가 살아온 28년과 엄마가 살아온 56년이 담긴 에세이집 <우리 엄마의 이름은 엄마?>가 출간되었습니다. 이 에세이는 저와 같은 스물여덟에 엄마가 돼 환갑을 앞둔 나이가 되어서야 다시 여자로서 삶을 살고 있는 엄마의 이야기이자, 결혼을 앞둔 나이가 돼 비로소 엄마의 삶을 헤아리기 시작한 제 이야기기도 합니다.
글을 쓰는 사람으로 살겠다고 다짐하고 줄곧 엄마를 위한 이야기를 써야겠다 생각만 해왔는데, 올해 초 좋은 제안을 받아 이렇게나 빨리 그 결실을 맺었습니다. 지난 1월 처음 책을 제안받고 모든 원고를 마칠 때까지 엄마의 과거, 현재, 미래와 세 번의 계절을 지냈어요. 저녁마다 엄마와 만나 인터뷰를 하면서 어쩌면 태어나 처음으로 엄마와 수많은 대화를 나눴습니다. 덕분에 우리가 함께 보낸 30년 남짓한 시간보다 2018년의 겨울, 봄 그리고 여름이 훨씬 더 깊었습니다.
이 책을 읽는 누구라도 엄마 혹은 딸과 이 책을 읽으며 그런 깊은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제 이야기를 읽고 당신이 살아온 어느 삶 중 어느 부분을 떠올릴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아요.
문득 스친 한 문장으로 삶을 써내는 작가로 살고 있다. 평소 스스로를, 그리고 세상을 면밀히 들여다보는 일에 꽤 많은 시간을 쓴다. 이따금 무형의 형태로 머릿속을 부유하는 수십 개 문장 중 단 한 줄을 건져 수면 위로 올린다. 그리고 그 문장은 어김없이 글이 되고 책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