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믹스 MIX | 브랜드 보이
올해 초쯤이었나? 인간을 넘어서 나날이 똑똑해지는 인공지능이 이제는 인간 고유의 영역이었던 창작까지 하게 되었다는 말을 듣고는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아니 무슨 인공지능이 그림을 그려? 그냥 인터넷에 떠다니는 그림 몇 개 따와서 붙여 넣는 거지, 인간의 창작과는 완전히 달라, 창의성에 대한 도전은 무리라고!” 나의 비아냥을 옆에서 듣던 남자친구는 내 말에 반박했다. “인간도 어차피 원래 있던 것들을 모방해서 새로운 것을 만드는데, 인공지능이 원래 있던 그림 따와서 그리는 거랑 뭐가 달라? 그 모방을 인공지능은 몇 초 만에 해낸다는 거니까, 인간의 창의성에 대한 도전이 맞지.” … 음…. 그러게..
넘쳐 나는 콘텐츠, 물건, 브랜드, 예술 등 모든 것이 ‘포화’의 시대다. 수많은 경쟁자들을 뚫고 살아남아야 하는 이 시대에, 더군다나 인공지능까지 부상해 인간의 창의력에 도전하는 이 시대에, ‘나만의 독창적인 새로운 무언가’를 찾아서 성공한다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남들과 다른 나만의 매력’으로 눈에 띄어야 살아남는 시대인데, 이미 내가 생각한 아이디어는 넘치도록 존재한다. 그렇다면 성공하는 창업가들은 다들 어떻게 그렇게들 기발한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서 남들 눈에 띄게 되었을까? 책은 말한다. “섞으면 성공한다”라고 말이다.
책의 저자 ‘브랜드 보이’는 10년 넘게 광고 기획자, 브랜드 마케터로 일해오면서 수많은 히트작을 관찰하고 만들었다. 그리고 그는 세상의 히트작에 “믹스 MIX”의 전략이 있음을 발견했다. 정육점 같은 화장품 가게, 공공의 이익을 추구하는 사기업, ‘잘 노는’ 치어리더 리더, 잘생긴 시바견 패션모델 등 누구도 상상하지 않았던 이질적인 것들의 조합은 그 독특함에 차별화를 이끌어냈고, 두터운 팬 층을 모을 수 있었다. 저자는 ‘일정한 패턴을 읽기 힘든 변종들의 시대에 관점을 바꿔야 새로운 기회가 보인다!’고 말한다.
책을 통해 남들 눈에 띄는 나만의 것을 만들기 위해선 전혀 상관없는 것들을 섞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자 그렇다면 이제 내 차례다. 무엇을 어떻게 섞어서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 낼 것인가.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은 300여 개의 낱말 카드를 준비해서 날마다 3개를 무작위로 뽑아서 섞었다. 그렇게 그는 1년 만에 250개의 사업 아이디어를 뽑아냈다고 한다. 책을 읽고 나 역시 내가 관심 있는 것들로 하여 일단 20장의 낱말 카드를 만들었다. 그러나 나의 관심사 안에서 카드를 만들다 보니 전혀 이질적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어느 범위에서 어떤 이질적인 단어를 뽑아야 할까? 이 역시도 고민이다. 아무거나 생각나는 대로 50 단어를 적어서 세 단어를 뽑았다. <나무, EDM, 핸드폰>… 음… 또 뽑아본다. <경제, 옷, 여행>…. 흠… 이렇게 적는 게 맞나?…. 범위를 잘못 적었나?…
이대로 재밌게만 읽고 끝낸다면, 뭐, 사실 그걸로도 나름 괜찮다고 생각은 하지만, 새로움을 모색하기 위해선 끊임없이 도전해봐야 한다. 뭐든 처음부터 기발한 아이디어를 얻어낼 수 없는 법! 어떻게 하면 이질적인 것 두 가지를, 특색 있게 섞을 수 있을지, 내 분야에서 새로운 무언가를 섞을 수 있는 방법을 치열하게 고민해봐야 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