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해야겠다고 생각은 늘 하지만, 난 사실 조금 요가를 좋아하고 내 몸에 요가가 잘 맞기도 하지만 집 앞에 괜찮아 보이는 요가원도 있지만 괘씸해서 이 요가원을 가지 않는 중이고(정말... 내가 생각해도 난 정말 쪼잔하다...) 아무튼 이런저런 핑계가 있으니 잘하지 않게 된다. 둘째를 임신하면서 자연스럽게 체력이 달리고 이제는 정말 살기 위해서 조금이라도 꾸준히 운동을 해야겠다고 또 다짐하다가 당근으로 마련한 애플워치를 멋지게 써보자 하는 마음까지 더해져 넷플릭스에 있는 요가 시리즈를 꾸준히(라고 할 수 있다. 내 수준에서는) 하고 있다.
나만의 족쇄 하지만 내게 말초적인 실질적인 얕은 당장의 기쁨이 되는 보상으로 만들기 위해 하루마다 운동을 5천 원으로 내게 보상하기로 했다. 돈을 버는 것이다. 이렇게 쌓인 건 내 개인 용돈으로 사용할 생각을 혼자 결정지었다. 지금 우리 집의 경제활동인은 남편뿐이지만 그래서 수입원은 모두 남편으로부터 오지만 결정했다. 이건 나의 정신 건강과 몸의 건강 그리고 이는 우리 가정의 평화에 도움이 될 것이니까.
무튼 갑자기 허리가 아주 아팠던 어제를 제외하고는 일주일이 넘게 해오고 있는 듯하다. 트래킹이 되니까 더 책임감이 생기는 건 확실한 듯하다. 하루하루 쌓일 때마다 트래킹 된 데이터를 확인하며 개미 눈곱만큼 늘어나는 수치에 뿌듯하니까.
그래서 아무튼 오늘도 수련을 하다가 갑자기 다른 길로 빠진 생각 하나는 낮에 인스타그램에서 본 좋은 카페에 이번 주말 남편 그리고 아들과 함께 가봐야겠다는 것. 그러다 문득 아직 말도 못 하고 의사소통도 안 되는 저 어린 녀석에게 이게 다 무슨 소용이람. 그냥 나 좋자고 가는 거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갑자기 또 이어지는 생각, 카페에서 내 작은 가족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은 정말 엄청난 행복, 이런 행복의 기억이 선명하게 모두 남는 건 아니지만 자꾸 나를 행복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보내주면 언젠가 난 어쩔 수 없이 끝까지 기쁜 사람의 방향으로 걷겠구나, 그건 정말 엄청난 의미가 있는 시간이구나 싶은 생각.
나는 긍정의 힘 같은 말을 믿지 않았다. 모두 우리를 쇠뇌하기 위한 뻔한 말들이라 생각했는데 나이가 들면서 그리고 물먹은 휴지같이 쳐지는 에너지에 오랜 시간 갇혀 자꾸 아래로 끌리는 삶을 살면서 긍정이란 건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실재하는 것이고 더 힘이 셀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를 만나서 자꾸 더 웃게 되고 기대하게 되고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지는 건. 요가를 하다가 든 잡생각 하나에 너무 긴 생각이 이어졌다. 그래도 좋은 방향으로 나를 데려갈 것들이니까, 기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