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010
Ep010_춤추세요. 먹고 마시는 건제가 할게요.
1월 시린 한국의 공기를 품고 태국 햇빛을 받으러 나는 갔다
Ep.010
아침부터 숙소를 옮기는 일에 온 신경을 주고 온 시간을 주었다.
시간이 아까운데 오전을 통으로 체크인아웃에 쏟다니.
하지만 내 콧구멍에 들어오는 이 공기는 치앙마이의 것
내 동공에 비춰오는 이 햇빛도 치앙마이의 것
내 귓가에 흐르는 이 진동도 치앙마이의 것.
짐을 싸고 배낭을 메고 길을 걷고 햇빛을 받는 게 모두 치앙마이의 땅과 하늘 사이에서 진행되고 있음에
이건 허투루의 순간이 없는 밀도 터지는 시간들이다.
최단 루트나 효율성 따위의 야무진 단어를 비행기에 두고 온 나는
그렇게 덥고 습함의 최고구간 12시를 향해 달려가는 공기 속으로 뚱땡이 배낭을 업고 또 길을 나선다.
살짝 익숙해진 길에서 조금 벗어나 내 눈을 끄는 길에만 홀리는 모험의 시간이 자 이제 시작이야! 야호
내 모험의 골목에는 한국이라면 핫플레이스 중에서도 가장 노른자위에 있어 훈훈한 이들이 테라스에 앉아 커피를 홀짝일만한 이마부터 멋짐이 줄줄 흐르는 카페가 무심하게 도시의 산 기슭 같은 곳에 숨어있다.
카페를 등에 지고 붉은 벽돌벽으로 가려진 한치 앞을 잠시 바라본다. 살짝 시야를 비틀어보니다른 세상으로부터 분리된 맨땅의공간에나이 지긋하신 아주머니와 또 나이가 지긋하신 아저씨는우아하게 손을 맞잡고 춤을 춘다. 알 수 없는 음악과 벽돌로 액자처리된 그들의 세상에는 햇빛이 가득한 스페인 냄새가 난다. 그렇게 빨간 사루비아 같은 아주머니의 치마와 까만 통 올리브 같은 잘 빗은 아저씨의 머리를 보며 나는 또 기분이 오른다. 이렇게 생강스러운 광경이라니.
네. 사루비아 아주머니, 통 올리브 아저씨.
춤추세요. 빛이 좋잖아요. 먹고 마시는 건 제가 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