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라는 번듯한 직장을 나와 배낭을 메고 6개월째 밖에서 잔다는 다마를 만난 건 스페인 어느 알베르게. 낯선 이와 어색한 시간에 던져질 바엔 차라리 외로움으로 입에 거미줄을 달고 댕기는 게 마음 편한 나는 어쩌다 보니 다마와 먼 길을 걸어 부르고스에 가서 켄지아저씨를 만나야 했다.
아침 내내 햇빛을 머리에 이고 원치 않은 어색함을 한 덩이 만난 나는 우야든동 그 어색함을 녹여야 했다. 정말이지 어색함이 만든 멀미에 토할 거 같아서.
그 전에는 어떤 일을 했어
전공은 뭐야
일본 어디서 살고 있어
뭘 타고 출근했어
좋아하는 건 뭐야
어색함을 녹이기 위해 그렇게 잡히는 대로 묻고 답하는데, 서로 머리와 혀가 길들여진 언어를 따로 두고 다른 이의 언어를 빌려 대화를 하자니 또 다른 종류의 멀미에 토할 것 같았다. 그렇게 이런저런 멀미에 취한 그날의 대화에서 내게 박힌 말이 있는데 그게 바로 치앙마이. 여태 밟았던 땅 중에 어디가 제일 좋았냐는 질문을 듣고 이해하자마자(듣고 이해하는 시간은 좀 오래 걸렸지만 대답하는 시간은 무척 빨랐다. 내가 말을 잘 못하는 건지 걔가 말을 잘 못 듣는 건지 원참.) 치앙마이를 말했다.
나는 어떤 일을 결정하거나 행할 때 밀도 있는 이유나 선택의 시간 없이 난데없거나 어쩌다 보니의 과정을 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렇게 어쩌다 길 위에서 박힌 치앙마이는 남고 남아 나는 한동안 치앙마이에 가서 잠시 살아보겠다는 노래를 지어 부르고 다녔고 더 난데없는 과정을 통해 어쩌다 보니 정말 치앙마이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저 먹고 자고 마시고 걷고 자전거를 타고 쓰고 그리면서 채집해온 소리들이 가득하다.
21일의 시간, 공기, 냄새를 되새기기에 아주 좋은 소리들.
브런치로 맛보기 딱 좋은 소리들.
2015년 늦겨울에 다녀온 치앙마이의 소리로 팟캐스트 방송을 이어가고 있어요!
그 이야기를 브런치에서 해보려고예!
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