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요? 왜요? 왜요?

왜요 병에 걸린 다섯 살

by 지민

언어의 사신들 같으니라고.


나는 왜요 병에 걸린 사랑스러운 이들과의 말싸움에서 이겨본 적이 없다. 일련의 경험으로 나는 곧 이기는 것은 꿈도 못 꾸는 마음을 하게 되었다. 한번 걸리면 결국 무릎을 꿇어야 한다. 일단 왜요 병으로 나를 본질과 기본의 깊이 끝까지 끌어다 놓고는 아주 치명적인 마지막 질문으로 쐐기를 박는다. 몇 번 경험으로 내 무릎은 너덜너덜해졌다.


이거 누가 이랬어?

왜요?

어휴. 이러면 안 돼.

왜요?

위험한 행동이야. 차례대로 계단을 타고 올라가야지.

왜요?

다친단 말이야. 우리 ○○ 다치면 선생님이 얼마나 마음이 아프겠어.

왜요?

왜긴. 다치면 아프잖아.

왜요?

왜긴. 당연한 거야.

'당연'이 뭐예요?

응? 응..... 응...... 원래 그런 거야.

'원래'가 뭐예요?

응? 응...... 응...... 교실 가자......


왜요 병으로 늪이랄까, 블랙홀이랄까. 그 모든 것들을 포함한 어떤 것으로 점점 빠진다. 이윽고 막연하고 모호한 대답을 향해 전속력으로 질주한다. 결국 패배자는 말머리를 돌린다.


기본

당연

원래

개인

생활


위와 같은 평상의 단어에 나는 무릎을 꿇은 경험이 있다.


얘들아. 선생님이 진 게 아니야. 선생님이 몰라서가 아니야. 너희도 크면 알게 될 거야. 꼭 너희 같은 아이들에게 똑같은 질문받아버려.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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