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re the story begins
오래전부터 '언젠가 리스트'에 농작물 키우기를 써놓은 나에게
낮은 집 마당 텃밭에 좋아하는 채소들을 뿌려 매일 아침 물을 주는 일과로 하루를 시작하는 건강하고 정갈한 이의 삶을 꿈꾸던 나에게
그러나 채소를 뿌릴 땅이, 함께 할 이가 없던 나에게
아주 길고 얇은 끈으로 이어진 도시농부님이 그리고 나와 비슷한 마음으로 주말농장을 사모하는 가가 나타났다.
도시농부님께 주말농장을 분양받아 협동농장을 꾸리자는 우리의 즉흥적인 계획은 그러나 흐지부지되려나 사라졌다. 금방.
어느 날 차를 마시던 가와 나에게 다시 농장 계획이 떠올랐고, 그 자리에서 이런저런 상상을 하던 중 '가지가지해요'라는 여러 의미를 담은 협동 농장의 이름을 생각해냈다.
매우 염세적인 이 문장은 아래와 같은 의미를 담고 있다.
1. 가와 내가 공통적으로 사랑하는 채소
2. 가지를 중심으로 갖가지를 키운다는 의미
3. 가의 성 '가'와 나의 이름 첫 글자 '지'
그날 저녁 도시농부님께 보낸 급박한 문자를 통해 우리는 가지가지 할 땅을 분양받았다.
정말 가지가지한다.
야호
2016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