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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therine May 23. 2020

돌봄#9  나사로가 죽은 지 벌써 나흘입니다 - 마르다

치유를 가로막는 인지왜곡 (2)


4 예수께서 들으시고 이르시되 이 병은 죽을병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함이요 하나님의 아들이 이로 말미암아 영광을 받게 하려 함이라 하시더라

5 예수께서 본래 마르다와 그 동생과 나사로를 사랑하시더니

6 나사로가 병들었다 함을 들으시고 그 계시던 곳에 이틀을 더 유하시고


요한복음 11장 초반부, 마르다는 동생 마리아와 예수님께 사람을 보냈었다. 사랑하는 오빠가 병이 들었으나, 그녀들은 할 수 있는 것이 없었을 것이다. 그저 예수님께서 그를 살려주시기를, 그의 병을 고쳐주시기를 간청할 수밖에 없었다.


예수님은 그 소식을 들으셨고, 본래 마르다와 그 동생과 나사로를 사랑하셨다고 성경은 말한다. 그러나 예수님은 바로 가시지 않고, 그 계시던 곳에 이틀을 더 유하셨다.


21 마르다가 예수께 여짜오되 주께서 여기 계셨더라면 내 오라버니가 죽지 아니하였겠나이다

22 그러나 나는 이제라도 주께서 무엇이든지 하나님께 구하시는 것을 하나님이 주실 줄을 아나이다

23 예수께서 이르시되 네 오라비가 다시 살아나리라

24 마르다가 이르되 마지막 날 부활 때에는 다시 살아날 줄을 내가 아나이다


마르다는 예수께 이렇게 말한다. '주께서 여기 계셨더라면 내 오라버니가 죽지 않았을 거예요. 그러나 이제라도 주께서 구하는 것은 무엇이든 하나님께서 허락해 주실 거라는 것을 믿습니다.' 마르다는 슬퍼하고 있었다. 그녀의 마음 가운데 자리한 의무감은 '예수님이 조금 더 빨리 이곳에 계셨어야 했어'라고 그녀의 현재를 희생시킨다. 감정이 잘못된 것이 아니다. 그녀는 진실한 그 마음을 다독이고 이겨낼 만한 힘이 필요했다. 나도 하나님께 이런 고백들을 한다. '하나님 그때 나를 도와주셨었다면 지금 이렇지는 않았을 텐데요..', '하나님 그때 내가 다른 선택을 했다면요..'와 같은.


마르다는 슬픔을 덮은 것처럼 보인다. 예수님을 마주한 그 순간 믿음을 가지려 노력하고 있다. 과거의 슬픔으로 아직 괴롭지만 미래의 희망을 생각하며 이겨내려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예수님은 그녀의 오라비가 다시 살아나실 것이라 말씀하셨다. 그러나 마르다는 답한다. '네, 마지막 날 부활 때에는 다시 살아날 줄을 내가 아나이다.' 마르다는, 그리고 나는 미래에 예수께서 행하실 일들을 믿는다고 고백한다. 지금은 이렇지만 앞으로는 아닐 것이라 믿습니다, 지금은 이렇더라도 앞으로는 하나님께서 인도하실 것을 믿습니다,라고.


김유비 목사님은 마르다의 이 고백에 대해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녀는 지금 과거의 후회와 미래의 희망 사이에 현재를 희생시키고 있다.


그리고 그런 마르다에게, 그런 우리에게 예수님은 현재의 생명을 공급해주신다.


25 예수께서 이르시되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26 무릇 살아서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아니하리니 이것을 네가 믿느냐

27 이르되 주여 그러하외다 주는 그리스도시요 세상에 오시는 하나님의 아들이신 줄 내가 믿나이다


과거의 어떤 선택, 어떤 상황이 주가 아니다. 이런 생각과 마음은 현재를 살고 있는 나에게 보여주시는 하나님의 진짜 속마음이 아니다.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일어났던 과거의 사건들, 그로 인한 서운함, 이해되지 않는 쓰라림으로부터 벗어날 힘도  미래에 있는 것이 아니다.


예수님께 있다. 지나간 나의 어떠함도, 아직 오지 않은 가능성 많은 나도 아니다. 하나님께서 나를 선택하셨다는 것만이 중요한 것이다.


39 예수께서 이르시되 돌을 옮겨 놓으라 하시니 그 죽은 자의 누이 마르다가 이르되 주여 죽은 지가 나흘이 되었으매 벌써 냄새가 나나이다

40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 말이 네가 믿으면 하나님의 영광을 보리라 하지 아니하였느냐 하시니


불과 몇 분 전에 '주여 그러하외다, 주는 그리스도시요 세상에 오시는 하나님의 아들이신 줄 내가 믿나이다' 고백했던 마르다, 그런 그녀가 예수께서 돌을 옮겨 놓으라 말씀하시는데 '주여 죽은 지가 나흘이 되었으매 벌써 냄새가 나나이다'하고 반문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살아계신 하나님과 그 하나님께서 나를 사랑하신 다는 사실. 이 묵직한 울림이 마르다와 나의 단단한 철문을 아직 부수지 못한 것이다.


과거의 선택으로 인해 현재를 바꿀 수 없다면, 하나님의 은혜는 과연 어디에 임할 수 있을까.

현재에 의해서만 미래가 좌지우지된다고 생각한다면, 하나님의 넓으신 사랑 안에서의 누림은 언제 가질 수 있을까.


그에 예수께서 다시 말씀하신다. '내 말이 네가 믿으면 하나님의 영광을 보리라 하지 아니하였느냐.'


현재를 사는 나에게 하나님의 사랑만큼 집중해야 할 것은 없다.


김유비 목사님은 여기에 한 가지를 더하신다. '주님 사랑하는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나갈 때, 비난받더라도 울거나 옳음을 증명하려 하지 마라.' 그저 모든 것을 들어주시고 토닥여주시는 하나님의 품 안에 안겨라. 그 품 안에 안겨서 모든 것을 이겨내는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을 확신할 때까지 그대로 멈춰라. 이 원리는 간단해 보이지만 그대로 순종하기 어렵다. 슬픔 당한 자가 있다면, 아픔을 느끼는 동료가 있다면 충고하거나 조언하지 마라. 그저 나 또한 그렇다고 오픈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역시 하나님은 시간의 주관자이시며 내 삶의 주인이시다. 앞으로 어떤 일들이 내게 생겼을 때 자신 있게 괘념치 않고 넘어갈 수 있다 고백할 순 없지만, 이 원리와 생각의 방향을 알려주시고 이해하게 하시고 앞으로 이렇게 따라야겠다고 결단하게 하신 주님께 감사하다. 주님께서 내 마음을 만지시고 그간 가지고 있었던 의문들을 다 듣고 계셨음을 알려주시며 회복시켜 주심에 감사하다.


오랜 시간을 과거에 얽매이고 또 미래의 희망만을 바라보며 두렵고 부담되는 현재를 살아온 나이지만 앞으로는 현재 나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진행형 사랑에만 집중하길 간절히 바라고 기도한다. 나보다 나를 더 잘 아시는 주님, 나를 나되게 하신 주님 의지할 수 있음에 오늘을 살 아 갈 수 있는 힘이 생겼음을 알수있다.


https://www.godpeople.com/?GO=tv_detail&tv_mv_no=15715

https://www.youtube.com/watch?v=tQpLQbVg6-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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