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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밥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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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갤럭시편지 Nov 08. 2023

퍽퍽한 순댓국

학교 식당에서 파는 순댓국이다. 인스턴트 가득한 감칠맛이라도 기대했건만. 순대는 불어 터졌고 머리 고기는 흐물거리고 국물은 따로 놀아서 맛이 참 없었다. 학교 식당 한편에 언제부터 놓여 있을지 모를 새우젓을 넣고 포슬거리는 인스턴트 밥과 국물을 퍼 먹었다. 순댓국의 포인트인 나박김치도 없고 부추도 없다. 맛없는 음식도 누군가의 노동의 결과물인데, 감사한 마음보다 퍽퍽한 마음만 들어서 꾸역꾸역 먹기만 했다. 찬 바람이 부니 마음이 허한 게 한 끼 먹는 순댓국 한 그릇에도 시비를 붙이고 싶게 심술이 솟아나려고 한다. 결국 오래된 새우젓 때문인지 배가 부글부글 거려서 저녁 내내 고생을 했다. 심술 때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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