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실 문 앞에서 싸움

얼어붙다

by 갤럭시편지
상담실 문 앞에서 싸움


상담받는 곳은 인왕산이 보이는 자하문 동네에 있다. 지하철 역에서 10분 정도, 계단은 3분 정도 올라가야 하는 언덕베기에 있다. 상담실 앞에서 파트너를 만났다. 가벼운 숨을 삼키고 저녁 먹었냐고 물었는데, 남편은 햄버거 먹었다고 답했다. 평소에 난 남편의 식사 습관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가지고 있었다. 다음 질문을 하며 그걸 고려하진 않았지만 무의식이 작용했는지는 모르겠다. 곧이어 난 점심은 뭐 먹었어?라고 물었고, 남편은 짜장면을 먹었다고 했다. 곧이어 내 입에서 나도 의식 못한 채 그럴 거면 운동 왜 다녀라는 말이 나왔다. 별생각 없이 습관처럼 나온 문장들이었는데, 상대방 남편은 순식간에 얼굴이 불쾌함으로 굳고 목소리가 높아져 나에게 뭔 소리야 하고 외쳤다. 우리 둘의 감정은 급속도로 냉랭해졌다. 상담실 앞 일분 간의 대화는 마른 들판에 불이 붙듯이 싸움으로 전화되었고, 그날 상담실 공기는 얼음장. 서로를 대하는 방식이 무의식적으로 드러나며 우리는 상담실 문 앞에서 싸웠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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