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역에서 구매한 오뎅
손 하나 까닥하고 싶지 않은 일요일이 있다. 지난주부터 좋은 의미에서든 좋지 않은 의미에서든 내 안의 에너지를 모두 사용한 기분이 든다. 밥통에는 밥이 없고 주방에는 열기가 없었다. 일요일 아침 겸 점심에는 햄버거를 시켜 먹었으니 저녁마저 배달하거나 사다 먹을 순 없다. 지난주 부산에 다녀오며 기차역에서 산 오뎅이 있어서 동전 육수 두 개와 함께 끓여서 마지막에 봄동을 잘라 넣어서 마무리했다. 막 한 현미 약간 가미된 꼬들한 쌀밥에 해남 조미 돌김이랑 김치, 오뎅탕까지. 입안에서 어우러지는 밥이랑 국물 맛이 그만이었다. 당분간 에너지가 채워질 때까지 곁에 두고 싶은 것만 곁에 두고, 먹고 싶은 것만 먹고, 건강한 것으로 나를 채워보려고 한다. 다시 누군가에게 나눠줄 무언가가 남을 때까지 말이다. 그러니 오늘까지는 푹 끓여서 축 늘어진 오뎅처럼 늘어져만 있으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