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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줄라이 Mar 28. 2020

나이 든, 나이 들어가는 사람의 품격이란 뭘까?

우아한 노년

최근에 70대 이상의 분들이 쓴 책들을 읽었습니다.

김형석의 <백년을 살아보니>

존 레인 <나이 드는 즐거움>

송차선 신부의 <곱게 늙기>

그리고 이근후의 <어차피 살 거라면, 백 살까지 유쾌하게 나이 드는 법>과

로저 로젠블랫의 <유쾌하게 나이 드는 법 58>을 읽고 있습니다.

이 책들은 다 좋았지만 특히 송차선 신부의 <곱게 늙기>와 이근후의 <어차피 살 거라면, 백 살까지 유쾌하게 나이 드는 법>이 가장 좋았습니다.

김형석님의 <백년을 살아보니>는 좋기는 했지만, 어쩔 수 없는 인생의 고독과 무게감이 강하게 느껴져서 조금 우울해지는 면이 있었는데, 이근후님의 <어차피 살 거라면, 백 살까지 유쾌하게 나이 드는 법>은 현실적인 조언과 희망을 주는 삶의 태도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올해 80대 중반인 이근후님은 정신의학과 박사이자 교수로서 퇴임을 하고 그 후 20년간 모든 책임에서 벗어나서 자신이 정말로 좋아하는 일들을 하면서 20년을 행복하게 살아오셨다고 합니다. 고혈압, 당뇨 등 온갖 성인병을 다 달고 있고 하루에 엄청난 양의 약을 먹어야 하지만... 그리고 한쪽 눈은 실명하고 다른 쪽 눈도 희미해져서 거의 안 보일 지경이지만... 매일 유쾌하고 행복하게 지내고 계신다고 하는데요.

이 분이 쓴 몇 구절이 저에게 깊은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나이 든 자의 품격이란 무엇일까? 노화를 수용하되, 지금 현재 누릴 수 있는 일들을 찾아서 즐기는 적극적인 태도가 아닐까"


우리는 대체로 노인들을 버거워합니다. 존중하고 배려해드려야 하는 존재임을 알지만...실제로 만나면 늘 자신의 건강 하소연을 쏟아내서 듣는 사람을 질리게 만들고 이야기를 조금 들어드리면 끝도 없이 말을 해서 도망갈 타이밍을 고민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거든요. 저의 경우에만 그런가요? ㅎㅎ 저의 시어머니와 엄마는 전자와 후자 모두입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요.

그런데 이근후님은 그런 노인이 되지 않기 위해 이를 악물고 노력하시는 것 같습니다.

"젊어도 봤고 늙어도 봤으니 나이 든 자의 수용력과 표현력은 한층 더 풍부해야 한다는 뜻이 아닐까. 아프다고 징징대거나 힘들다고 푸념하는 식이 아니라 좀 더 세련되고 현명한 방식으로 나이 듦을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 그것이 바로 품격 있는 태도일 것이다.

마음 한구석에는 받아들이기 싫은 거부감도 든다. '나 아직 정정한데, 내 마음은 한창인데..."

하지만 이런 마음을 절대로 표현하지 않는다. 생각해보면 젊은 사람들의 말이 백번 옳다. 싫은 마음은 노화를 받아들이는 슬픔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 슬픔은 받아들이되 거부심은 내려놓아야 옳을 것이다.

'그래 맞다. 그들이 보이는 연민의 마음을 가슴으로 받아들이자. 말 잘 듣는 착한 아버지로 살자.'

특별한 일, 재미있는 일 하나 없다고 지루하게 살지 말라. 찾아서 누리려고 하면 즐거운 일은 늘 우리 곁에 있다. 대접받으려는 수동성이야말로 세상과 불화하는 가장 큰 요인이다. 인생의 재미는 적극적으로 나서서 스스로 만들어가야 한다. 그런 태도가 결국은 인생을 정말로 재미있게 만든다."

결국은 주어진 현실을 거부하거나 저항하지 않고 그것을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서 적극적으로 살라는 말이네요. 철학책을 읽어도, 인생을 잘 살아낸 사람들의 에세이를 읽어도, 영성 관련 책을 읽어도 결국 인생을 행복하게 잘 사는 비결은 여기에 있는 것 같습니다.

현실과 불화하지 않는 것

현실을 받아들이고 인정하고 사랑함으로써, 현실이 더 좋은 쪽으로 나타나도록 만드는 것

모든 것이 나에게서 비롯됨을 깨닫고, 내가 먼저 변하려고 마음 먹는 것. 그리고 실제로 변화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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