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백수저를 응원하게 된 이유
흑백요리사 시즌2를 보며 내 마음이 조금 달라진 걸 느낀다. 시즌1 때는 패기 넘치는 흑수저들의 반란을 응원했는데, 이번 시즌은 이상하게 이미 정점에 있는 백수저들에게 자꾸 눈길이 간다.
가장 인상 깊은 건 1:1 대결이었다. 백수저 셰프들은 흑수저 셰프들이 평소 존경해마지 않던 인물들이다. 하지만 계급장을 떼고 붙는 승부 앞에서 그들 역시 긴장한다. 아무리 대가라 해도 승부를 장담할 수 없는 그 불안한 공기가 화면 밖까지 전해진다. 불확실성은 흑수저든 백수저든 간절하고 두렵다. 내가 커리어에 대한 불확실성이 두렵듯 말이다.
그럼에도 멋져 보이는 건 결과 앞에서의 태도였다. 요리하는 동안은 자신을 믿고 쏟아붓되, 결과가 나오면 변명 없이 깨끗하게 승복하는 모습. 이기고 지는 것보다 그 '태도'가 훨씬 더 어른스러워 보였다.
경력이 화려하다고 해서 뒷짐 지고 지시만 하지 않았다. 남들이 하찮게 여길 수 있는 허드렛일에도 주저 없이 손과 발을 움직이는 모습은 꽤 신선한 충격이었다. 우리는 흔히 리더십을 이야기하지만, 맥락에 맞게 자신을 낮추고 팀에 녹아드는 그들의 '팔로워십'이 오히려 더 빛났다. 그 사람을 주인공으로 만드는 건 화려한 기술이 아니라, 결국 인성과 진정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돌이켜보면 시즌1에서 기억에 남는 건 우승자만이 아니었다. 에드워드 리, 여경래 셰프, 그리고 트리플스타 같은 분들이 더 진하게 기억된다. 승패를 떠나 그 과정에서 보여준 그 사람 자체가 매력적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좋은 인상은 성적순이 아닌 것 같다.
시즌1에서는 '기회'를 얻으려는 흑수저를 응원했다면, 시즌2에서는 가진 것을 내려놓고 다시 증명하려는 백수저들을 응원하게 된다. 요리 실력도 실력이지만, 그들이 보여주는 삶의 태도가 참 멋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