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
어린 시절 주말이 되면 어머니는 저와 동생을 데리고 할머니 할아버지 댁에 갔습니다.
두 분은 슬하에 6남매를 두셨습니다.
저희 아버지와 둘째 고모를 제외한 다른 형제들은 대부분 서울에 있었기에
평일이든 주말이든 두 분만 계실 날이 많았습니다.
두 분 다 1910년대 생이셔서 꽤 연세가 많으셨기에
어머니는 조금이라도 손자들과 시간을 보내시라고 2주에 한 번씩 갔었습니다.
저랑 할아버지는 70년 터울이었습니다.
70대이셨음에도 저와 동생을 데리고 어린이 대공원에 가셨고,
사직운동장에서 자전거를 타게 해 주셨습니다.
지금 생각해 봐도 정말 대단하신 것 같은데,
비결을 곰곰이 생각해 보니 매일 2시간씩 등산을 하셨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때론 할아버지 할머니와 시간을 보내는 것이 어린 마음에는 지겹기도 했나 봅니다.
가끔 서울에서 사촌 형, 누나들이 오면 그렇게 반가웠고 즐거웠습니다.
3박 4일 정도 있다가 올라가면 왜 그렇게 슬프게 울었는지 모를 정도로요.
할머니 할아버지 댁에는 피아노가 1대 있었습니다.
음악을 전공한 고모들 때문인 것 같은데요.
사촌 형, 누나들이 와서 피아노를 연주하는 모습을 보고 부러웠습니다.
그래서 어머니께 피아노를 배우고 싶다고 졸랐고,
어머니는 마지못해 저를 음악학원에 보내주셨습니다.
체르니 100번을 칠 때쯤,
명절 연휴에 고모들을 만났습니다.
대학에서 피아노를 가르치신 큰 고모께 대뜸 레슨을 해달라고 졸랐습니다.
“고모한테 배우려면 레슨비가 비싼데 괜찮겠나?
엄마가 돈 많이 써야 할 텐데.”
“제 일주일 용돈 다 드릴게요.”
그 당시 제 용돈이 1일 200원씩 1,400원이었고,
고모의 레슨비는 그것의 몇십 배는 되었지만,
어린 조카의 당돌함에 몇 번 가르쳐주시겠다고 마음을 먹으신 것 같습니다.
1주일에 한 번씩 저희 집까지 오셔서 레슨을 해주셨고,
몇 달을 고모에게 잘 배웠습니다.
하지만 왼손이 생각처럼 잘 안되자 빠르게 흥미를 잃어버린 저는
그 뒤로 30년 가까이 피아노를 마음에만 간직하며 살았습니다.
작년부터 다시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습니다.
짝꿍이 음악 전공이었고, 집에 피아노가 생겨서요.
다시 피아노를 친다는 신남에 정말 열심히 연습했습니다.
1번째 곡은 짝꿍에게 집중 코치를 받았고,
그 뒤로 2번째, 3번째 곡은 혼자서 연습을 했습니다.
중간에 한 번씩 확인은 받았고요.
어릴 때도 왼손이 생각처럼 터치가 안되었는데,
커서 다시 칠 때도 왼손 터치가 잘 안 되더군요.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탤런트 코드’라는 책을 읽으면서 꾸준히 연습하면 반드시 잘 쳐진다는 확신이 생겼거든요.
저는 이렇게 연습했습니다.
1. 연습곡을 선정하면 연습기간 동안 최대한 그 곡을 반복해서 듣는다.
2. 처음 연습 시에는 한 손으로 연습하되, 박자를 무시하고 손가락 번호에 맞춰서 터치 순서를 익힌다.
3. 터치 순서가 익숙해지면(대략 일주일 정도) 박자에 맞춰서 한 손씩 연습한다.
4. 한 손씩 연습하며 박자를 익히면 양손으로 천천히 연습한다.
5. 2~4번을 악보 1장씩(대략 16마디씩) 끊어서 연습하되, 될 때까지 한다.
연습 방법 중 5번이 제일 핵심입니다.
제가 지금까지 연습하면서 될 때까지 해서 안된 곡은 없습니다.
지금까지 연습한 4곡 모두 처음에는 정말 잘 안쳐지고 힘들었지만,
결국 짝꿍에게 인정받는 수준까지 만들어냈습니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면 언젠가 빛을 봅니다.
그때까지 우리 포기하지 말고 해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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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하!
당신만의 의미 있는 인생을 사세요.
유캔 두 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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