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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 첫무대.

[나의 이야기]

by Changers
태어나서 처음을 야외에서 피아노를 쳤다.
너무 긴장해서 실수도 있었지만 잘 마쳤다.

어느날 피아노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석촌호수에 어쿠스틱 피아노 있죠?

러닝 끝나고 자리가 있으면 거기서 매일 한번씩 연습하고 오세요.“


”네? 제가요?

저는 아직 그런 곳에서 칠 실력이 아닌데요?“


”아무도 신경쓰지 않으니 걱정 마시고,

디지털 피아노와 어떻게 다른지 경험해보세요.“


”네, 한번 해볼께요.“


석촌호수 피아노.jpeg


석촌호수 굴다리에는 누구나 칠 수 있는 피아노가 있다.

누구든 자리만 나면 편하게 칠 수 있다.

매일 러닝을 하면서 그곳에서 피아노를 치는 수많은 사람들을 봤다.

거의 모두가 피아노를 나보다 잘 쳤다.

몇몇은 너무 잘 쳐서 사람들이 몰려들어서 구경을 한다.

누구는 동영상을 찍고, 누구는 가만히 감상을 한다.

그리고 한곡이 끝날 때마다 박수를 친다.


내게 그 피아노는 실력자들이나 칠 수 있는 그런 무대다.

피아노 한대와 의자 하나만 덩그러니 있지만,

내게는 그 어떤 큰 무대만큼 크게 느껴지는 곳이다.

그런 곳에서 매일 피아노 연습을 하리고 하시다니.

눈 앞이 깜깜하고 겁이 났다.

누가 내 연주를 듣고 비웃으면 어떡하지?

실수를 해서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면 어떡하지?

여러가지 걱정이 머리속에 가득했다.


지난 이틀동안 내가 갈 때마다 피아노에 앉아서 치는 사람들이 있었다.

스스로에게 그리고 선생님께 말할 핑계거리가 생겼다.

어쩔 수 없었다는.

매일 시도하라고 말하는 내가 말이다.

나도 사람인지라,

그리고 내향적인 사람이라 처음 남 앞에 서는게 생각보다 어렵다.

오늘도 누군가 치고 있기를 바라며 피아노로 향했다.


근데… 오늘은 아무도 있지 않았다.

드디어 때가 온 것인가…

단두대로 끌려가는 사형수의 마지막 발걸음만큼이나

무겁게 그리고 아주 천천히 피아노로 다리를 옮겼다.

피아노로 도착하기전까지 누군가 앉아주기를 바랐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피아노 의자 앞에 우두커니 선 나는 체념하고 앉았다.

도레미파솔라시도를 한번 쳐봤다.

근데 건반에 스프링이 달렸나?

내 손가락이 튕겨져 나가는 느낌이 든다.

디지털 피아노와는 너무도 다른 터치감.

이래서 선생님이 연습하라고 하셨구나 생각했다.


이제 크게 심호흡을 하고 Smile Smile Smlie을 치기 시작한다.

너무도 다른 터치감에 놀라면서 연주를 이어간다.

중간중간 조금씩 틀렸지만 그것에 연연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 와중에 디지털 피아노보다 더 큰 사운드에 놀랐지만 이내 신나게 연주를 한다.

정말 어렵지 않은 곡을 연주하고 있지만,

이 순간만큼은 나는 꽤 괜찮은 연주자라고 최면을 건다.

조금씩 자신감이 붙고 여유가 생긴다.

떨리던 팔과 다리도 진정이 되었다.

어느새 연주에만 몰입한 나는 피아노와 하나가 되었다.


잘쳤는지 못쳤는지는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다.
첫 야외 연주를 해냈다는 기억만 있다.
무엇보다 새로운 도전을 했다는 자신감이 크게 남았다.
그게 내게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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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하!!

당신을 위한 의미 있는 하루를 보내세요.


유캔두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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