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러닝 끝나고 집에 가는 길이었습니다. 집 도착 50m 지점에서 할머니 한분께서 저를 애타게 부르셨습니다.
“저, 혹시 택시 좀 불러주실 수 있을까요?”
“네, 불러드릴게요. 어디 가시는 거세요?”
“한양 가락 사우나요.”
“지금 불러드릴게요.”
한양 가락 사우나는 집에서 300미터 거리에 있는 곳이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출근시간이어서 택시가 잘 안 잡혔습니다.
“할머니, 지금 출근시간이라 택시가 잘 안 잡히네요.”
“그럼 어쩌지. 내가 지금 걸어갈 힘이 없어요. 20일 동안 씻지를 못해서 꼭 가야 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집에서 그리 먼 곳이 아니었기에 제 차로 모셔다 드려야겠다 싶었습니다.
“할머니 잠시만 여기 계세요. 금방 올게요. “
근처에 저희 집 주차장으로 뛰어가서 제 차에 탔습니다. 그리고 할머니가 계신 곳으로 갔습니다. 조심스럽게 할머니를 태워드리고 목적지로 이동했습니다.
”내가 38살에 아들 하나 딸 하나에 과부가 되었어요. 아들은 15살에 교통사고로 먼저 가고, 딸 하나 키우려고 이 동네에서 공사장 일도 하고 한양 가락 사우나 청소도 하며 47년간 아등바등 살았어요. 근데 딸도 최근에 병에 걸렸고, 나 혼자 아까 거기 앞 빌라에 살아요. 최근에 나도 넘어져서 고관절을 다치는 바람에 몸을 숙여서 씻을 수가 없어서 씻지를 못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목욕탕 가려고 한 건데 이렇게 좋은 차에 태워주셔서 감사해요. 제가 만원 드릴게요. “
”아닙니다. 그냥 목욕 잘하시고 오시면 저는 그걸로 됐습니다. “
”그래도 제가 마음이 안 편해요.”
“할머니의 마음만 받을게요.”
“이렇게 감사해서 어떡해.”
“건강하세요.”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할머니를 조심히 내려드리고 사우나 건물까지 부축해 드렸습니다. 사우나는 건물 지하 1층이었습니다.
“이제부터 저 혼자 갈 수 있어요. 고마워요.”
“네, 목욕 잘하세요.”
숙이기도 힘드신데 연신 90도로 감사 인사를 하셔서 저 또한 인사를 계속 드렸습니다. 돌아서서 가려는데 걱정이 되어서 그냥 갈 수가 없었습니다.
“할머니 제가 목욕탕 입구까지 모셔다 드릴게요.”
“아이고, 괜찮은데.”
“제가 모셔다 드려야 마음 편히 갈 것 같아서요. “
그렇게 할머니를 모셔다 드리고 뒤돌아서 차로 향했습니다. 뒤로 할머니께서 카운터에 계신 분께 말씀하시는 것이 들렸습니다.
”내가 다리가 아파서 못 걷겠어서 택시 잡아달라고 부탁했는데, 저분이 좋은 차로 나를 여기까지…“
한평생 자식을 위해 고생하셨는데, 노년도 혼자 힘들게 보내고 계신 할머니가 마음 아팠습니다. 빨리 나으시고 남은 여생 행복하시길 마음으로 빌었습니다. 나중에 또 뵙게 된다면 그때도 모셔다 드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제 삶의 미션 마일리지를 채워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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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하!!
당신을 위한 의미 있는 하루를 보내세요.
유캔두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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