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
저는 당근을 종종 합니다. 다들 그렇듯이 쓰지 않는 물건들을 팔려고요.
구매자가 최대한 헛걸음하지 않도록 많은 정보를 기입하고, 또 약속을 잡은 후 다시 한번 공지도 해드립니다. 약간의 협상 스킬로 가격 흥정의 즐거움과 만족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드리고요. 서로 눈탱이(?) 맞지 않고 합리적인 협상이 되도록 노력합니다.
총 거래 43건입니다. 매너 온도 39.2도이고, 재거래 희망률은 100%입니다.
종종 가족끼리 보드게임방을 가는데, 갈 때마다 즐겨하는 게임이 있습니다. 러브 레터와 슬리핑 퀸즈입니다.
이럴 바엔 구매하는 게 이득일 것 같아서 당근에서 검색을 했습니다. 근데 러브레터, 흔한 남매 방 탈출 게임, 쉿 개조심 3가지를 나눔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먼저 예약이 되어 있어서 포기하려다가 후순위 예약을 해놨습니다. 그리고 다른 것을 사야 하나 고민하며 하루가 지났습니다.
며칠 전 볼일이 있어서 나갔다가 집에 오는 길에 당근에서 갑자기 알림이 왔습니다. 예비 예약하셨던 거래가 결렬되었는데, 거래하시겠냐고요. 바로 판매자에게 메시지를 드려서 저녁이라도 괜찮으면 오늘 가겠다고 했습니다. 집에서 차로 20분 거리에 있어서 바로 다녀왔습니다.
가는 길에 혹시 나눔이 맞는지 한 번 더 확인했습니다. ‘설마 이상한 상품은 아니겠지?’라고 생각했지만, 그동안 제가 구매자들에게 꼼꼼하고 친절하게 대해준 것을 보면 절대 이상한 판매자를 만나지 않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가는 길에 메시지를 드려서 어디서 만날지 여쭤봤습니다. 아파트 입구 회차 지역에서 보자고 하십니다. 댁에서 얼마나 걸리시냐고 하니, 5분 걸리신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도착 5분 전에 메시지 드려서 천천히 나오시면 될 것 같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도착하자마자 바로 저를 알아보고 오시더군요. 들고 가기 편하라고 쇼핑백 2개에 싸주신 보드게임 3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드렸더니 “잘 쓰세요” 하시며 쿨하게 집으로 가십니다.
차에서 열어보니 혹시나 부속품이 빠질까 봐 고무줄과 테이프로 단단히 포장을 해서 주셨네요. 그분도 평소 저처럼 꼼꼼하게 포장해서 주셨습니다. 3개 다 열어봤는데, 이렇게 깨끗하고 좋은 상품을 왜 나눔 하셨지 싶을 정도입니다. 최소 2만 원은 받을 수 있을 텐데 말이죠.
“너무 깨끗하고 좋은 상품 나눔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올 한 해 가족분들 모두 건강하시고 행복하고 의미 있는 일만 생기시길 진심으로 기원하겠습니다.”
라고 진심을 담아서 메시지를 보내드렸더니,
“맘에 드셨다니 다행이네요~ 가족분들과 즐거운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라고 답변을 주셨습니다.
그동안 제가 다른 분들께 배려하려고 노력했던 것들이 다시 돌아온 느낌이었습니다. 제가 뭔가를 바라고 한 것은 아니지만, 그런 것들이 쌓여서 제게 돌아온 것 같았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제가 만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저와 같은 사람들이었습니다. 모델 3을 판매했을 때도, 당근으로 판매를 했을 때도, 물건을 살 때도요.
앞으로도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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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하!
당신만의 의미 있는 인생을 사세요.
유캔두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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