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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운 좋게 서울에서 사업을 시작했었습니다.

[나의 창업 일지]

by Changers

2012년 6월 18일, 저는 창업을 하겠다는 큰 꿈을 가지고 서울에 올라왔습니다. 부산이 고향이었기에 서울에는 아무런 연고가 없었습니다. 그나마 고등학교 친구가 서울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이 위안이 될 정도였습니다.


‘말은 제주도로 보내고, 사람은 서울로 보내라.’라는 말이 있듯이 많은 사람들이 성공하기 위해 서울로 옵니다. 저는 서울을 동경하지 않았습니다. 서울은 제게 삭막하고 정 없고 빠르기만 한 도시로 기억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제가 다닌 학교가 있는 도시에는 많은 대기업들이 있어서인지, 대다수의 학생들은 창업보다는 취업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스타트업에서 일하기보다 안정적인 대기업을 선호했습니다. 그곳에서 나는 공동창업자나 팀원을 구하기가 힘이 들었습니다.


2010년 여름 어느 날, 학교 게시판에 붙어 있는 포스터를 보았습니다. ‘YES리더스 기업가정신 캠프’라는 제목이 눈에 확 들어왔습니다. 찬찬히 읽어보니 대학생들이 모여서 45시간 동안 아이디어를 구하고 사업화계획을 수립하는 미션을 해결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여기에 꼭 가야 한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았습니다. 앗!! 안돼!! 신청기간이 지난 것입니다. 저는 포기하지 않고 서울벤처인큐베이터에 전화했습니다. 꽤 오랜 시간 통화하며 사정을 했으나 1기 참석은 어렵다고 하셨습니다. 그럼 2기 때는 꼭 참석할 수 있게 해달라고 했습니다. 담당자분은 2기가 오픈되면 메일로 연락드릴 테니 신청해 보시라고 했습니다.


3개월 후 메일로 연락이 왔습니다. 저는 바로 신청을 했고, 3:1의 경쟁률을 뚫고 참가할 수 있었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혹독했습니다. 처음 입소한 날부터 퇴소하는 날까지 거의 잠을 자지 못하고 아이디어를 사업화시키는 미션을 진행했습니다. 잠에 취약한 내게는 너무 힘든 시간이었지만, 지금이 아니면 언제 경험해 보겠냐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했습니다. 결과는 3등!! 결과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업하는 것이 정말 어렵다는 것과 정말 똑똑하고 잘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무엇보다 그 캠프가 내게 준 선물은 서울벤처인큐베이터의 운영진분들과 선배 멘토분들을 알게 된 것입니다. 특히 한인배 실장님은 이후 내 삶에 큰 영향을 끼치셨습니다. 그것은 바로, PSWC 1기였습니다.


2012년 2월에 서울벤처인큐베이터에서 주관한 PSWC 1기를 모집한다는 공고가 올라왔습니다. 39세 미만 예비창업자 및 1년 이내 창업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3개월간 단기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저는 바로 신청했고, 운 좋게 합격을 했습니다. 1달에 한 번씩 사업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선배 사업가 및 심사위원분들께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날카로운 피드백 덕분에 많이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선배 사업가분들과 가깝게 지내면서 사업에 대한 다양한 것들을 보고 들으며 배울 수 있는 것이 좋았습니다.


어느 날, 선배 사업가 중 한 분이 저에게 말했습니다. “너 사업 제대로 해보고 싶으면 서울로 와라. 그래야 너 성공할 수 있어.” 너무 막무가내의 조언이었지만, 정말 그래야만 할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2달 후 저는 서울에 올라왔습니다. 그리고 11월 9일에 선배 사업가가 마련해 준 제 생일파티에서 제 공동 창업자들을 만났습니다. 처음 만난 것은 아니고, YES리더스 기업가정신 캠프와 PSWC 1기를 하면서 알고 지낸 사이었지만, 제 생일날 함께 사업을 하자는 의견을 주고받았다.


이틀이 지난 11월 11일에 다시 만난 우리는
삼국지 도원의 결의처럼 비장한 마음으로 함께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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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하!

당신만의 의미 있는 인생을 사세요.


유캔두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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