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의 퇴사.

[젤리의 제국]

by Changers

“대표님, 저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뭔데?”


“회의실로 가서 말씀 나누실 수 있을까요?”


“알겠다. 먼저 회의실로 가 있어라. 이것만 마무리하고 갈게.”



그 PM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그리고 비장했다.


오늘은 그에게 꼭 이 말을 하고 말겠다는 표정도 섞여있었다.


PM이 먼저 사무실 밖으로 나갔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도 나갔다.



무슨 얘기를 나눌까 정말 궁금했다.


1분 1초가 1시간 1달처럼 느껴졌다.


한참이 지나서야 그 둘은 사무실로 들어왔다.


PM은 그에게 가볍게 목례를 하고는 자리에 앉았다.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너무 궁금했다.


그러나 PM은 모니터만 보며 일에 열중하려고 했기에 물어보지 못했다.


궁금함을 억지로 누르며 일에 집중하려고 했으나 정말 쉽지 않았다.



저녁 시간이 되었다.


그가 말했다.


“오늘은 밖에 나가서 저녁 먹고 오자.”


“뭐 드시려고요?”


“음, 오늘은 가락국수집 가서 먹으려고 하는데 다들 어떠니?”


“너무 좋습니다. 딱 먹고 싶었어요.”


그렇게 우리는 가락국수집으로 향했다.



“다들 먹고 싶은 거 말하고 받아가고 결제는 부사장이 마지막에 하거라.”


“네, 알겠습니다.” X 9


항상 그렇게 해왔지만 그는 반복적으로 말했다.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고, 조금만 방심해도 문제가 발생한다고 생각하기에 그렇게 한다고 했다.


시스템적 사고 기준에서는 맞는 말이지만, 직원에 대한 신뢰 부분에서는 좋지 못하다는 생각도 했다.


그게 뭐든 이곳은 그의 제국이기에 우리 모두 따라야 했다.



맛있게 가락국수를 먹고 나왔다.


저녁 업무를 보기 위해서 사무실로 향했다.


그가 PM을 따로 불렀다.


둘은 우리와 다른 길로 걸어갔다.


느낌이 왔다.


그 PM이 퇴사하겠다고 한 것 같았다.


내가 퇴사하겠다고 한 후 그의 괴롭힘이 심했고,


1년 전에도 지금과 비슷한 그의 괴롭힘 때문에 나가겠다고 한 적이 있었다.


그때도 지금처럼 퇴사 의사를 밝힌 후 그가 다시 여러 번의 설득을 통해 붙잡았었다.



사무실에 도착한 후 업무를 보다가 졸려서 사무실 복도를 산책 삼아 돌고 있었다.


그러다 그와 마주쳤다.


“괜찮으세요?”


“니들은 도대체 나한테 왜 그러냐?”


“네?”


“너도 그렇고 PM도 그렇고 나를 왜 이렇게 힘들게 하는 거냐?”


“아….”


“내가 니들한테 얼마나 잘해줬냐?


실력도 형편없고, 태도도 불량하고, 일 못하는 애들 데려다가


인내하며 가르쳐서 이제 조금 일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들어놨더니 나간다고 그러냐.”


“죄송합니다.”


“죄송할 짓을 왜 하냐?”


“….”


그렇게 나는 그에게 붙잡혀서 1시간 넘게 그의 하소연을 들어야 했다.



“암튼 너네 둘 나간다는 것은 잘 알았다.”


“네, 죄송합니다.”


“너는 그거 알아야 한다. 그래도 나는 그 PM보다는 너를 더 좋아한다.”


그래서 너한테 더 기회를 주려고 계속 말하는 거다.


아직 퇴사일까지 시간이 있으니까 중간에 마음 바뀌면 언제든지 말해라.”


“네, 알겠습니다.”


“그래 들어가자.”



그가 사무실에 들어가자마자 우리를 소집했다.

“할 말이 있다.”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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