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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장소에서는 주변을 둘러봐주세요

[우리 이야기]

by Changers

석촌호수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간다.


각자의 목적에 따라


걷기도 하고


뛰기도 하고


쉬기도 하고


사진을 찍기도 한다.



내가 뭘 하든지 문제 될 것이 없다.


누구에게나 주어진 자유니까.



개인이 가진 자유를 잘 누리려면


내 자유가 소중한 만큼


타인의 자유도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



내 것만 챙기려고 남의 것은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는 식이면,


타인도 그렇게 행동할 것이다.



그럼 서로 싸우게 되고


결국 둘 다 자유를 못 누리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다.



우리가 다른 동물과 다른 점은


이런 생각을 하고 개선해 나갈 수 있다는 거라고 생각한다.



석촌호수는 공공장소이기에 많은 사람들과 함께 사용해야 한다.


나는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신경을 많아 쓴다.



하지만 종종 타인에게 피해 주는 것을 생각 못하고


자신의 자유만 신경 쓰는 사람 때문에


다른 사람이 피해 보는 상황을 목격한다.



길의 오른쪽 끝에서 걷던 사람이


핸드폰을 꺼내서 카메라 앱을 실행하더니


핸드폰만 쳐다보며 왼쪽 끝으로 갑자기 횡단한다.


뒤에서 누가 오는지 쳐다보지도 않고 말이다.



그러다 뒤에서 뛰어오던 사람과 부딪혀서 넘어진다.


서로 얼마나 아프겠는가.



근데 핸드폰만 보던 사람의 첫마디가 이렇다.


“어딜 쳐다보고 오시는 거예요?”



응?


누가 봐도 자신이 주위를 살펴보지 않고


갑자기 횡단하려고 간 것 때문인데,


누구한테 탓을 하는 것이지.


놀라웠다.



당황한 뛰어오던 사람은


“아니 그쪽이 갑자기 들어오셔셔…“라고 말하지만,


말소리가 작아서 그런지 말 끝이 잘 들리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선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는 것이


국룰이라고 생각하는지 횡단한 사람은 더 크게 말한다.


“무슨 소리예요. 제가 다 보고 온 건데!”


뛰어오던 사람은 뭐라고 말하고 싶지만 말을 이어가지 못한다.



매일 러닝 하는 사람으로서


뛰어오던 사람이 너무 억울해 보였다.


정의의 사도는 아니지만,


억울한 일을 당하는 사람을 계속 보고 있을 수는 없었다.



“저기. 제가 봤는데요.


그쪽 분께서 뒤에 누가 오는지도 안 보시고,


핸드폰 화면만 보면서 오셔서 부딪히신 거예요.


이런 장소에서 횡단하실 때는 뒤에 누가 오는지 보셔야 서로 안 다쳐요.


이건 그쪽 분께서 잘못하신 거 같아요.”라고 말했다.


그럼 본인이 잘못한 거라고 알 줄 알았다.


하지만 그건 나의 착각이었다.



“아니 당신은 뭔데 끼어들어서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하는 거야!”란다.



너무 당당하고 뻔뻔해서 놀라웠다.


나는 뛰어오던 사람을 쳐다보며


“괜찮으세요?


말이 안 통하시는 분 같은데,


그냥 가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라는 의미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분도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우리는 각자 가던 길을 가려고 하는데,


“어딜 가요! 아이고 아파! 사과하세요.”라고 한다.



더 이상 말을 섞고 싶지는 않아서 왔지만,


마음속으로는 하고 싶은 말이 있었다.



“이렇게 자신의 잘못을 모르고


남 탓만 하는 이기적인 생각 때문에


우리나라가 더 병들어가고 있습니다.


스스로를 조금 더 돌아보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끝내 말하지는 못하고,


에어팟을 끼고 그 자리를 벗어났다.


더 이상 내 소중한 아침과 하루를 망치고 싶지 않아서였다.



러닝이 끝나고 집으로 오는 길에 나를 돌아봤다.

혹시 살면서 내가 한 행동 중에서 이기적인 것은 없었는지 말이다.

앞으로 그런 행동을 하지 않도록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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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하!

당신만의 의미 있는 인생을 사세요.


유캔두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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