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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순간을 간직하고자 기록한다

[나의 이야기]

by Changers

내가 좋아하는 날은


구름이 적당히 껴있어서


해가 드리우다 나가다를 반복하는 날이다.



선선한 바람이


나의 이마와 귀옆을 스쳐 지나가며


땀을 식혀주는 날이다.



나무의 푸르름 속에서


짙은 녹음을 맡을 수 있는 날이다.



다채로운 사람들과 동물들이 오고 가며


어우러져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는 날이다.



반팔을 입기엔 조금 서늘하고


긴팔을 입고 뛰기엔 살짝 더울 것 같은 날이다.



오늘이 그런 날이다.


오늘은 내가 좋아하는 날이다.



날이 좋으면 이 순간을 간직하고 싶다.



이 순간의 하늘, 해, 구름의 완벽한 조화로움의 모습.



에어컨 바람보다 더 시원하게 내 땀을 식혀주던 바람.



매연을 찌든 내 폐를 정화시켜 주는 것 같은 맑은 공기.



나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뛰어가는 사람들.



친구와 전날 있었던 이야기로 수다를 떠는 사람.



이제 갓 걸음마를 시작한 아기가 넘어질까


뒤에서 두 팔 벌려 잡을 준비하고 있는 아빠와


아기에게 이리 오라고 손짓하는 엄마.



지팡이에 의지하여 한걸음 힘들게 내딛는 할머니 곁에서


묵묵히 속도를 맞춰 휠체어를 끌고 가는 할아버지.



거위와 소통하는 아이와 엄마.



사람 구경하러 나온 거위들.



새끼 오리들에게 수영을 알려주는 어미 오리.



가만히 날아가고 있는 까마귀에게 장난치듯 공격하는 까치.



이 모든 기억들이 시간이란 지우개로

조금씩 지워져 가는 것이 너무 아쉬웠다.

기록은 기억보다 위대하다.

아쉬움을 덜 느끼기 위해 난 기록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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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하!

당신만의 의미 있는 인생을 사세요.


유캔두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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