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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지사지를 배우다

[나의 이야기]

by Changers
엄청난 속보로 걸으시는 아저씨 한 분이 계신다.


걷는 모습을 뒤에서 봤을 때 부자연스럽다면,


자세 교정을 받는 것이 좋다고 생로병사라는 프로그램에서 본 적이 있다.



그 아저씨의 걸으시는 모습이 다소 부자연스러웠다.



프로 오지라퍼인 나는 고민을 한다.


오지랖을 떨어서 말씀드려볼까?


그냥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게 좋을까?



여러 번 고민을 하다가,


끝내 말씀드리지 않았다.


첫 말을 어떻게 꺼내야 할지,


도통 감이 잡히지 않았다.



칭찬이 아닌 말을 처음 보는 사람에게 듣는다면


나라도 엄청 기분 나쁠 것이니까.


첫 말을 잘 꺼내서 말씀을 드린다 한들,


내가 해결책까지 말씀드리지 못한다.



그럼


‘얘는 나한테 왜 이 말을 하는 거지?


나 걸음걸이 이상하다고 놀리나?’


라고 생각하실 것이다.



내 의도는 순수했을지라도


받는 사람이 불편할 것 같으면


안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여러 번 경험했다.



그가 원하지도 않았는데


이상한 정의심 따위로 말하는 것은


아주 조심해야 한다.



예전의 나를 돌이켜보니


그런 순간들이 몇 개 떠올랐다.


손발이 오그라들고 이불킥을 하고 싶다.



지나간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할 수는 있다.



역지사지.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을 때마다


그 말을 내가 들었을 때 어떨지를


한번 생각해 보는 습관을 들여야겠다.



그랬을 때도 내가 듣기에 불편함이 없다면


그때 얘기하는 걸로.



뜻밖에 삶의 교훈을 주신


그 아저씨께 감사함을 마음으로 전한다.



나처럼 매일 나와서 운동하시는데


앞으로도 계속 볼 수 있도록


오래오래 건강하시길 기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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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하!

당신만의 의미 있는 인생을 사세요.


유캔두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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