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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오신다

by 진그림
그림일기/진그림

내일, 팔순이 넘으신 아버지가 베낭을 메고 씩씩하게 혼자서 시드니에 오신다. 앞으로 석 달 동안 함께 지내실 예정이다. 나이가 들수록, 아버지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마음 깊이 느낀다.


엄마도 함께 계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엄마, 미안해요. 엄마랑 더 자주, 더 많은 시간을 보냈어야 했어요. 지난 20여년 동안, 일,결혼, 이민, 육아로 너무 바쁘게 살았네요. 정작 부모님과 느긋하게 함께 보내는 시간이 너무 부족했어요.


이제야 제 삶에 부모님께 가기도 하고, 오시게도 할 시간적 여유가 있는데, 엄마는 이제 오실수가 없네요.

이제서야 깨닫습니다.

기다려주는 시간이란건 없는데, 저장해놓고 찾아쓸 수 있는게 아닌데 그런줄로 생각하며 살았어요.

내게 충분한 시간’과 '부모님의 건강' 은 보장된 미래가 아니라는 것을 너무 늦게 깨달았네요.


바로 지금, 이 순간.

여기, 이 자리가 나에게 주어진 전부라는 걸 잊지 말아야겠어요. 함께 할 수 있도록 주어진 현재라는 이 시간을 후회없이 살아야겠어요.


조심히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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