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을 손가락으로 살짝 눌러
흙에 묻던 그날이 떠오른다.
작고 말라붙은 그 씨앗 하나에
어떻게 생명이 들어 있었을까.
며칠 지나, 조심스레 고개를 내민 새싹.
햇빛을 따라 몸을 비틀며 올라온다.
그 작은 몸 안에서
강한 생명력이 느껴진다.
하루하루 물을 주고,
지켜보고,
마음을 주다 보면 얼마나 정이 드는지
연둣빛이 진해지고
붉은빛 핏줄이 선명해질 때마다
들여다보며 어루만지며 말한다.
참 예쁘다, 너희들
고맙다,
잘 자라주어서.
그렇게 바라보다
오늘은 비트루트의 잎사귀를 그려보았다.
이렇게 예쁜데 어찌 안 그릴 수 있을까.
이 작고 소박한 생명에게
내가 받은 위로와 경이로움을
이렇게라도 표현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