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다시 꿈꾸는 자가 되자

꿈을 잊은 중년에게

by 진그림

"꿈이 뭐예요?"

라고 누가 내게 물어준 게 언제였더라?

그래, 우린 모두 다 꿈 많던 어린 시절이 있었지.

그런데 언제부터 그 단어를 입에 올리지 않고 살게 되었을까? 혹시 누가 물어라도 보면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을까?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것도 벅차고, 아이들을 키우며 내 몫의 삶은 잠시 멈춰둔 듯한 시간들이 꽤나 길게 이어지더라고요. 가끔 꿈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마음 한편이 간질간질해지기도 했지만, 이내 현실에 치여 그 많던 꿈들은 점점 아련한 옛 추억들처럼 잊혀 갔어요.


그러던 어느 날, 운동 챌린지 멤버들과 '꿈 나누기'를 한 적이 있었어요. 그때 경험한 사실이 하나 있어요.


꿈은
이야기하고, 적고, 들여다 보고,
구체적으로 그릴수록
현실이 되는 신기한 녀석이다.


맞아요. 꿈은 입 밖으로 나올수록 구체화되고,

펜으로 적을수록 손에 잡힐 듯 가까워지고,

종이에 그릴수록 꿈틀꿈틀 움직이더라구요.


그래서 다시 작지만 내게는 의미 있고 소중한 꿈을 꾸고, 말하고 나누는 연습을 멤버들과 시작했어요. 그당시 제가 나눈 꿈들은 기억을 더듬어보면 대략 이랬어요.


-매일 글을 쓰기

-브런치 작가에 도전하기

-텃밭을 가꾸는 농부가 되기

-된장, 고추장, 간장을 직접 담가 먹기

-부수입 창출하기


그러던중에 남편과 마추픽추에 함께 가는 꿈을 이야기해 볼 기회가 있었어요. 저녁을 먹으며 남편이 즐겨보는 여행 다큐를 함께 보고 있었죠. 남편이 저를 보며 씩 웃으며 말합니다.


어때? 잉카 트레일 2박 3일, 우리도 도전해 볼까?


“이야~~~ 생각만 해도 두근두근해지네~ 그러려면 우리 둘다 체력아주 좋아야겠죠?”

“막내는 가자고 하면 못 걷겠다고 떼쓰겠지?”

한번도 생각하지 못했던 잉카, 마추픽추, 페루라는 단어들을 입밖에 올리며 우리는 시시콜콜한 대화를 계속 주고 받았어요. 그런데 희한하게도 그순간 제 안에서 뭔가가 몽글몽글 피어나는 겁니다. 함께 꿈을 이야기만 하는데도, 마음은 페루에 내일이라도 떠날 사람처럼 쿵쿵쿵거리구요.


그래, 가요. 갑시다 우리!


이 대화는 이렇게 마무리가 되었던걸로 기억해요.


그래 무슨 꿈이든, 우리 나이엔 체력이 필수야, 일단 운동을 열심히 하자고!


함께 하고 싶은 꿈이 생기니, 운동도 더 꾸준히 해야겠고, 시간도 준비, 비용도 준비해야겠다는 목표가 생깁니다. 언제 갈지는 모르겠지만, 함께 이 꿈을 실행해 보자는 의지를 나눴지요.


그리고 정말 몇 년 후,

비록 페루는 아니지만 우리 부부는 [걸어서 세계 속으로]라는 꿈을 향한 첫발을 내딛게 됩니다. ( 여기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는 따로 다룰게요)

해발 2000m, Mount Barouk, Lebanon

그렇게, 잊히고 빛이 바래진 오래된 꿈들, 새로운 꿈들이 중년의 내 삶에 다시 살포시 ~ 싹이 나듯 피어납니다.


혼자서만 간직했던 꿈, 오래 품고만 있던 꿈들이, 누군가에게 말하고 나누기 시작하자 조금씩 꿈틀거리며 밖으로 나오고 싶어합니다.


꿈을 입으로 누군가에게 이야기 하다보니 기대감이 생기고, 신뢰하는 이들의 격려와 응원을 받으니 어라라~ 이 꿈들이 성취와 기쁨이라는 이름으로 알을깨고 나오는 걸 경험하기 시작했어요.정말 신기했습니다.


당신을 위한 질문


1. 요즘 당신은 어떤 삶을 꿈꾸고 있나요?

2. 오래전 잊고 있던 ‘그때의 나’가 다시 꺼내고 싶은 꿈은 무엇인가요?

3. 당신이 가장 믿고 나누고 싶은 ‘꿈 친구’는 누구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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