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관광이 아닌, 생활자로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
관광으로 호주에 오면 보통 오페라하우스, 본다이비치, 블루마운틴 같은 유명한 곳들만 둘러보게 되죠. 하지만 그런 장소들만으로는 이곳에서 ‘산다’는 게 어떤 건지 알 수는 없어요. 호주는 여행지로도 아름답지만, 생활자로 살아보면 또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나라랍니다.
이 책은 제가 시드니와 근교에서 살아오며 직접 겪고 느낀 현지의 생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누가 안내해 준 것도 아니고, 순전히 동네 구석구석을 다니며 하나씩 배운 저만의 호주 생활 탐험기예요.
이야기들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고, 시드니 같은 대도시의 분주함과 한적한 시골마을의 고요함도 함께 담겨 있어요. 호주의 햇살만큼이나, 다양한 인종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은 강렬한 경험이었어요. 그 속에서 많은 이들을 만나며 그들이 베푸는 따뜻함도 많이 경험하며 살았어요. 돌아보니 낯설고 외로웠던 순간순간들마저도 이젠 모두 소중한 추억입니다.
이 글은 마치 교민 언니가 “차 한 잔 하고 가요~” 하며
호주 사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처럼 편하게 읽어주셨으면 해요. 정보 나눔보다는 경험과 기억, 그리고 그 기억 사이를 흐르는 소소한 감정들을 솔직하게 나눠보려 합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아, 누가 이런 얘기도 해줬으면 좋았을 텐데!” 싶은 것들—그런 이야기들도 현지 특파원이 된 마음으로 생생하게 담아볼게요.
이 책이 여러분에게 작은 쉼표가 되길, 그리고 언젠가 호주 어딘가에서 여러분과도 마주 앉아 차를 마시며 웃게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자, 호주의 따뜻한 햇살아래 속이 뻥 뚫리는 바닷가를 우리 함께 걸어볼까요? 단, 꼭 운동화 신으세요. 우리 동네는 언덕이 많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