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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지지 않아 더 소중한 숲

스트릭랜드 주립 숲(Strickland State Forest)

by 진그림

센트럴 코스트는 끝없이 펼쳐진 바다와 울창한 산이 조화를 이루는 곳으로, 자연이 주는 풍요로움이 가득하다. 고요한 해변과 생동감 넘치는 숲길이 가까이 있어, 언제든 바다와 산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특별한 매력을 지닌다.

집에서 아주 가까워 제일 많이 찾았던 곳이라 개인적으로 아주 애정하는 곳이다. 이 숲은 관광지로 크게 알려진 곳은 아니라서 더 고요하고, 숲이 내는 작은 소리들이 더욱더 선명하게 들려온다. 새소리, 바람소리, 발밑 낙엽이 바스락거리는 소리…이 숲을 걷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한 힐링여행이 될 거라 생각한다.

숲 입구에 서 있는 표지판

이곳은 한때 호주 NSW주의 최초의 산림 양묘장(1886)이었고, 호주에서 가장 오래된 수목원 중 하나라고 한다. 숲길을 걷다 보면 오래전 누군가 심어놓은 100-130년 가까이 된 후프 소나무(Hoop pine)와 분야 소나무(Bunya pine)이라는 나무들이 우람하고 장대하게 자라고 있는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칡넝쿨/photo by Jin

또 하나 특이한 건 나무의 수령만큼이나 오래된 칡넝쿨도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는 것. 마치 판타지 영화에나 나올법한 굵은 칡넝쿨에 아이들이 매달리거나 올라타는 걸 보면 신비롭기까지 하다.


산 아래 계곡/photo by Jin

처음엔 차로 입구에 들어서면 보통의 유칼립투스 나무들이 자라고 비포장도로는 흙먼지를 날리지만, 길 맨 아래 주차를 하고 내리면 곧 축축하고 서늘한 계곡과 숲이 우리를 맞이한다. 마치 두 개의 숲이 한 곳에 겹쳐 있는 듯한 풍경이라고 할까. 차가 아래로 내려갈수록 습도와 온도까지 달라지는 게 느껴진다.

계곡아래에 작은 주차장이 있고 거기서부터 몇 개의 하이킹 루트를 선택힐 수 있다.


Strickland Falls Loop (1.8km)

누구나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는 짧은 코스. 숲길에서 구름다리도 만나고, 졸졸 흐르는 물도 보고 쓰러진 나무가 다리가 된 곳도 걸어졸 수 있다. 걷다 보면 도시에서 쌓인 긴장이 스르르 풀리는 걸 느끼게 된다.


Arboretum Loop Trail (2.3km)

오래된 수목원을 따라 이어지는 길. 키 큰 침엽수들 사이를 걷다 보면 마치 유럽 숲에 들어온 듯한 착각이 들게 한다. 역사와 자연이 겹쳐 있는 곳이라 산책 이상의 감흥을 주는 곳이니 센트럴코스트의 멋진 바다만 아니라 이 오래된 숲도 꼭 한번 들러 보시길.


Banksia Picnic Area

숲입구에서 차로 조금만 들어오다 보면 오른쪽에 팻말이 보인다. 우리 가족은 차로 계곡 아래에서 짧거나 간 코스로 걸은 다음 차로 이 피크닉장소로 옮겨서 간단하게 싸간 간식을 먹기도 한다. 숲을 한 바퀴 돈 뒤에 앉아 쉬기 좋은 장소라고 생각한다.


당신도 이 숲길을 걸으며, 오래된 나무들이 건네는 고요한 인사를 꼭 한번 받아보길 바란다.


Strickland State Forest는 Gosford 근처에 있으며, Sydney에서 차로 약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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