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디는 직장동료이다. 나와는 또래라 아이들도 비슷한 나이라 공감대가 많다. 특히 손으로 하는 일을 좋아한다는 면에서 통하는 점도 많은데, 에너지레벨은 나보다 서너배는 더 높은 것 같다. 자기가 ADHD를 겪고 있어서 그렇다고 스스럼없이 말하는 솔직한 그녀.
연세 많으셔서 자주 들러서 돌봐드려야 하는 부모님과, 자주 병원에 입원을 하느라 학교도 제대로 못 다니는 자식도 돌봐야 하고, 생활을 위해서는 일도 해야 하는 상황인데도 그녀는 늘 밝고 씩씩하다. 그리고 동료들과 아이들을 위해 늘 뭔가를 만들어서 가져와 선물한다. 그녀스스로 여러모의 아픔을 겪고 있기에 그 누구보다도 잘 공감하며 들어준다. 함께 일하다 보면 그녀의 긍정과 밝음의 에너지가 주변을 환하게 한다는 걸 깨닫곤 한다.
그런 그녀도 가끔씩 힘들면 눈물도 보이고, 마음이 힘들다고 말할 때가 있다. 그리고 나선 코를 훌쩍훌쩍하며 화장실을 다녀온다. 눈물을 쓰윽 닦고는 금세 밝은 얼굴과 힘찬 목소리로 돌아온다.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그녀를 지키고 보호하는, 그녀가 너무나 사랑하는 하나님의 팔이 그녀를 감싸고 있는 것 같다.
언젠가 가드닝을 좋아하는 그녀에게 내 로즈마리 실패담을 털어놓았더니, 빈디는 그것을 잊지 않고 어느 날 살포시 잘 자란 로즈마리를 건네주었다. 그녀가 나눠준 그 작은 모종은 지금 내 텃밭에서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이제 로즈마리는 내게 빈디를 떠올리게 하는 특별한 상징이 되었다. 나도 누군가에게 빈디의 로즈마리처럼, 문득 미소 짓고 추억하게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