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디가 나눠준 로즈마리

by 진그림

빈디는 직장동료이다. 나와는 또래라 아이들도 비슷한 나이라 공감대가 많다. 특히 손으로 하는 일을 좋아한다는 면에서 통하는 점도 많은데, 에너지레벨은 나보다 서너배는 더 높은 것 같다. 자기가 ADHD를 겪고 있어서 그렇다고 스스럼없이 말하는 솔직한 그녀.


연세 많으셔서 자주 들러서 돌봐드려야 하는 부모님과, 자주 병원에 입원을 하느라 학교도 제대로 못 다니는 자식도 돌봐야 하고, 생활을 위해서는 일도 해야 하는 상황인데도 그녀는 늘 밝고 씩씩하다. 그리고 동료들과 아이들을 위해 늘 뭔가를 만들어서 가져와 선물한다. 그녀스스로 여러모의 아픔을 겪고 있기에 그 누구보다도 잘 공감하며 들어준다. 함께 일하다 보면 그녀의 긍정과 밝음의 에너지가 주변을 환하게 한다는 걸 깨닫곤 한다.


그런 그녀도 가끔씩 힘들면 눈물도 보이고, 마음이 힘들다고 말할 때가 있다. 그리고 나선 코를 훌쩍훌쩍하며 화장실을 다녀온다. 눈물을 쓰윽 닦고는 금세 밝은 얼굴과 힘찬 목소리로 돌아온다.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그녀를 지키고 보호하는, 그녀가 너무나 사랑하는 하나님의 팔이 그녀를 감싸고 있는 것 같다.


언젠가 가드닝을 좋아하는 그녀에게 내 로즈마리 실패담을 털어놓았더니, 빈디는 그것을 잊지 않고 어느 날 살포시 잘 자란 로즈마리를 건네주었다. 그녀가 나눠준 그 작은 모종은 지금 내 텃밭에서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이제 로즈마리는 내게 빈디를 떠올리게 하는 특별한 상징이 되었다. 나도 누군가에게 빈디의 로즈마리처럼, 문득 미소 짓고 추억하게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전 23화우리가 잊어버린 진정한 환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