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장 명당자리를 찾아서
얼마 전 '독도의 사계'라는 현악 실내악곡을 감상하러 간 적이 있다. 안내 데스크에서 가장 빨리 온 관객이라 좋은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고 하면서 2번째 구역 객석의 중앙 맨 앞줄을 예약해 주셨다.
'가장 좋은 자리라니?'
5~6백 명 정도 앉을 수 있는 작은 규모의 공연장이었다. 의아했다.
'왜? 예약해 주신 자리가 좋은 자리지?'
공연 중간쯤이 되었을까 그제야 그 까닭을 알 수 있었다. 앞에 좌석이 없어서 발이 편했고 공연장의 스피커 높이와 귀의 높이가 같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그러니 당연히 소리가 균형감 있게 들렸다.
'클래식 공연에 좋은 자리는 있는가?'
당연히 존재하고 있다. 그것도 공연의 성격에 따라서 달리 존재한다.
그럼 어떤 자리가 좋은 자리인가?
실내악과 독주회는 무대 앞쪽이 좋은 자리다. 하지만 피아노 독주회는 연주자의 손을 볼 수 있는 자리가 좋지만 음향 감상에 초점을 둔다며 피아노 뒤편의 자리가 좋다. 심포니 오케스트라처럼 대형 공연이라면 1층 중앙 뒤쪽이 좋다. 악기 소리를 골고루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오페라도 마찬가지이지만 2층 앞 좌석도 시야 확보하기에 좋다. 이는 절대적이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뮤지션이 있다면 사운드보다는 그와 가까이하고 싶을 것이니 필요에 따라 조절해면 된다.
공연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이 공연에서는 '독도의 사계' 메인 공연도 좋았지만 우리에게 러시안룰렛(Russian Roulette)으로 유명해진 마이클 치메노 감독의 영화 '디어헌터(The Deer Hunter, 1978년)'의 테마곡 'Cavatina'-스텐리 메이어스 작곡-의 오프닝 연주가 너무나도 좋았다.
기타의 원형이리 할 수 있는 '아르페지오네(Arpeggione)'를 소개받을 때 살짝 놀라기도 했다. 왜냐하면 분산화음으로 연주하는 '아르페지오(arpeggio)'주법으로 생각하고 있었지 악기인 줄은 몰랐기 때문이었다.
한편 '디어헌터(The Deer Hunter, 1978년)'라는 영화는 전쟁으로 인한 살아남은 자의 고통 즉, '인간성 파괴'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 보면 볼수록 그 느낌이 다르게 다가오는 명화임에 틀림없다. 하나 더 이야기하자면 독도의 사계 공연 중 배경 영상으로 나온 안중근 의사의 이미지 또한 인상적이었다.
공연이 끝나고 CD를 현장에서 판매하고 있었으나 돌아오는 차 안에서 핸드폰으로 음원 사이트에 연결하여 다시 감상하였다. 그런데 놀랍게도 공연장의 스피커의 사운드 보다 차 안에서 듣는 음질이 더 좋더라는 것이다. 다 아는 이야기지만 음악 감상은 사운드면만을 고려하다면 집안에서 오디오 감상하는 것이 좋다. 현장감을 꼭 느껴야 하는 청자가 아니라면...
Cavatina
카바티나(Cavatina)는 원래 2절 또는 곡의 반복이 없는 단순한 성격의 짧은 영창곡, 짧은 서정적 기악곡을 말한다. 고전 작품에서는 베토벤 '현악 4중주 13번 5번째 악장'이 유명하다.
더 들어봐야 할 '봄여름가을겨울'의 곡들
비발디 - 사계
사계 하면 '비발디(Antonio Vivaldi)'다. 하지만 더 많은 사계의 작품들도 있어 소개해 본다.
헨델(Georg, Friedrich Händel)의 사계
헨델의 오라토리오 메시아에 감명을 받아 천지 창조와 더불어 작곡된 사계(Die Jahreszeiten)는 1801년 4월에 완성되어 같은 해 초연. 바리톤, 소프라노, 테너 세 파트에 합창이 딸린다. 농민을 주인공으로 사계절의 변화를 바라본다.
차이콥스키(Pyotr Il'yich Tchaikovsky)의 사계
표트르 차이콥스키가 작곡한 피아노곡집으로 '12개의 성격적 소품'이란 부제가 붙은 피아노곡집으로 '사계'라고는 하지만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뉜 게 아니라 일 년 열두 달을 한 곡씩 나누어 작곡한 것이다. 서양에서는 four seasons가 아니라 그냥 the seasons, 즉 계절이라는 의미로 지칭하여 비발디의 사계와는 구별된다.
아스토르 피아졸라(Astor Piazzolla)의 사계
아르헨티나의 탱고 클래식 작곡가 피아졸라는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사계”라는 명칭으로 봄, 여름, 가을, 겨울 4개의 곡을 작곡하였다. 비발디의 사계의 영향을 받아 작곡한 곡이라서 중간중간에 마치 오마주처럼 그 선율들이 스치듯이 나오기도 한다. 재밌게도, 비발디의 선율들은 각각 피아졸라의 곡과는 반대되는 계절에 해당되는 곡의 선율이 나오는데(피아졸라의 여름에는 비발디의 겨울이, 피아졸라의 겨울에는 비발디의 여름이 나오는 식), 이는 북반구와 남반구의 계절이 서로 반대된다는 사실에서 착안한 것이다.
알렉산드르 글라주노프(Alexander Glazunov)의 사계
러시아 후기 낭만주의, 국민악파 거장인 알렉산드르 글라주노프의 사계 또한 충분히 소개될 만하다. 러시아 황실 발레단을 위해 작곡된 발레곡인데, 다른 사계들과 달리 봄이 아닌 겨울부터 시작한다.
막스 리히터(Max Richter)가 비발디 사계를 재작곡(Recomposition)한 '사계'도 감상해 보자.
용어 설명
Arpeggione
아르페지오네는 기타와 첼로를 결합한 찰현악기로, 1823년 비엔나의 악기 제작자 요한 게오르그 스타우퍼가 처음 제작했다. 악기의 외형은 기타와 유사하며, 기타와 동일하게 조율한다. 연주법은 첼로와 유사한데, 연주자의 무릎 사이에 악기를 끼우고 활로 현을 그어 연주한다. 음량은 작고 음색은 부드럽다. 아르페지오네를 위해 작곡된 주요 작품으로는 슈베르트의 <아르페지오네 소나타>가 유일하다.
위 글은 '차근차근 클래식(한혜란)', 나무위키, 네이버 지식백과를 참고했음을 밝혀 둔다.
2편 현대 클래식의 여러 가지 이야기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