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Gold Digger"는 주로 연애나 결혼 관계에서 상대방의 돈이나 재산을 목적으로 접근하는 사람을 일컫는 속어이다.
경험해 보지 못한 추억을 즐긴다 정도로 이해되는 것 같다. 어찌 보면 "라떼는 말이야!"와 일맥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과거의 경험들 경험해 보지 못하여 경험해 보고 싶은 감정들. 결국은 과거로의 회귀는 아닐까?
어릴 적 미역을 감으러 계곡물 맑은 곳으로 자전거를 타고 동네 형들과 멀찍이 라이딩을 간 적이 많다. 말이 라이딩이지 아버지나 동네 자전거방에서 빌려 먼 곳까지 열심히 페달을 비벼야 했던 추억의 저편이다. 계곡물 위로 조그마한 산이 있고 오솔길이 나 있는 그곳에는 산딸기가 흐드러지게 매달려 있었다. 물장구치고 놀다가 싸간 도시락을 먹고 산딸기도 먹고 물이 차가워 조약돌 따스함에 귀를 대어 몸을 녹이던 그곳... 정지용의 향수가 떠 오르는 순간이다.
이야기를 돌려 보면 그곳에 뱀딸기도 있었다. 형들은 "뱀들이 먹는 딸기"라고 놀리며 아름답게 생긴 딸기를 자기들만 먹으려는 심산으로 그러는 줄만 알았다. 알고 보니 뱀딸기를 잘 못 먹으면 배탈이 나서 못 먹게 하려고 만들어낸 말이란 것을 나중에야 알았다. 지금은 항암 식품으로 쓰일 정도로 좋은 약제란다.
금강의 한 지류의 천이 있었다. 지금은 생태공원이 만들어져 여전히 아름답기 그지없는 곳이다. 어릴 적 이곳은 꽃뱀들 그러니까 강을 가로지르는 아름다운 물뱀들이 수영을 하며 놀던 곳이다. 다리 위에서 내려다보면 얘내들이 수영하는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외숙모의 말이 기억난다. 학교에 갔다 올 때면 뱀들이 덩어리 져 있는 경우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아마도 암컷과 수컷이 교미하고 있는 장면이었을 것이라고.
조금 나이가 먹었다.
대학생쯤 때였다. DJ를 하면서 받은 월급으로 친구들과 호텔의 관광 나이트클럽에 간 적이 있었다. 화장실을 가는데 그곳의 무희와 밀애를 나누는 남자의 이야기가 들렸다.
"니 애인 바람피운단다!"
"너도 맞바람 피워!"
아마도 이때쯤 '꽃뱀'이라는 단어가 돋을 뜯어 내기 위하여 남자를 만나는 여자라는 뜻을 알게 된 듯하다. 정확 지는 않지만... 제비족이라는 남자가 이에 상대어 일 텐데 요즘 남자 요즘 여자 모두 안 예쁘단다. 젊음은 육체적 에너지가 넘치는 때라니 조심하자? 이를 열정이라 해야 하나 정열이라 해야 하나?
이를 노래한 이가 있으니 칸예 웨스트(Kanye West)가 2005년 발표한 2번째 스튜디오 앨범 <Late Registration>에 수록된 곡으로 빌보드 핫 100 차트에서는 10주 동안 1위를 했던 곡이다. 바로 Gold Digger다! 그래미 올해의 녹음 부문 후보에 올랐고 최우수 '랩 솔로 퍼포먼스'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레이 찰스(Ray Charles)의 I Got A Woman이 샘플링되었고, 레이의 전기를 영화화 한 "레이(Ray)"에서 주연을 맡아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제이미 폭스(Jamie Foxx)가 피처링을 해 원래 가사를 거꾸로 표현했다. 한 남자가 힘들 때 용돈까지 주는 헌신적인 여자를 그리는 노래로 Gold Digger와 는 정반대의 여자상을 표현하고 있다. 뮤직비디오는 존 레전드(Jon Legend)가 카메오로 출연했다.
고의적으로 임신해 법적으로 양육비를 받을 수 있는 기간인 18년 동안 돈을 뜯어내는 이야기와 혼전계약을 하지 않아 재산의 반을 날리는 이야기를 하는 가사다. 돈을 밝히는 여자도 욕먹지만 돈이 없는 남자를 보살피고 그가 성공할 때까지 옆에서 보살펴줘도 끝내는 젊은 여자를 위해 떠나는 남자에게 버림받는다는 것. 그러니까 골드 디거에게 돈을 뜯기는 남자는 조강지처를 버린 남자일 수도 있는 것이다. 이 곡이 좋은 평을 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Gold Digger는 카니에 웨스트의 실험 정신이 돋보이는 앨범 속 가장 성공한 싱글이었으며 빌보드 차트 10위 안에 진입한 그의 첫 노래였다. 그리고 역사상 가장 빨리 팔린 디지털 싱글이라는 기록도 가지고 있다. 빌보드는 Gold Digger를 역사상 가장 위대한 노래 58위에 올렸고, 2000~2010년 10년 동안에는 9위로 꼽았다.
1. Ray Charles-I've Got a Woman(1954) [I've Got a Woman/Come Back Baby]
2. Thunder and Lightning-Bumpin' Bus Stop(1974) [Bumpin Bus Stop]을 칸예는 무단으로 샘플링해 2013년 소송을 당한다.
3. Mase-Another Story to Tell(1999) [Double Up]
Ray Charles-I've Got a Woman
Thunder and Lightning-Bumpin' Bus Stop
Mase-Another Story to Te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