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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음악들

MUSICONOMICS

뮤직코노믹스

by 염진용

뮤직코노믹스(MUSICONOMICS) 읽고


책 "MUSICONOMICS"[지은이: 지인엽]는 경제학의 딱딱한 개념을 음악이라는 매개로 쉽게 풀어내 대중의 이해도를 높였다. 자본, 시장, 가격, 노동, 금융 등 광범위한 경제학 개념을 음악이라는 친숙한 주제와 접목하여 경쾌하고 이해하기 쉽게 풀어냈다. 글 안의 관심 가는 대목 몇 가지를 이야기해 본다. 이전 글에서 보다 자세한 음원을 추가하여 직접 비교하면서 듣고 읽을 수 있도록 고쳐 다시 썼다.


우울한 음악 청취 후 외환 거래 성과 향상


VS.


경기 상황, 지역, 코로나19 등 상황에 따라 음악 소비 패턴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통계와 실험 중심으로 분석했다. 특히 ‘우울한 음악 청취 후 외환 거래 성과 향상’ 실험 결과가 흥미롭다.


불편한 음악 이고르 스트라빈스키(Igor Stravinsky)의 '봄의 제전'(The Rite of Spring)을 들은 사람들이 케니 지(Kenny G)의 'Moment'를 들은 사람보다 환율 거래의 수익률이 높다고 한다. 마음이 불편한 사람들이 통제력을 유지하여 평정심을 유지하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상당한 설득력이 있다. 이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하여 클래식을 들으면 오히려 더 쌓이는 이상한 결과가 나오는 실험과 유사하다. 한 실험에서 이야기한 헤비메탈로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실험 결과를 이야기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진 켈리의 싱잉 인 더 레인(Singing in the Rain)은 실업 확률을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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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이렇게 표현했다. "변호사를 포기하고 댄서가 된 것은 무모한 선택이지만 진 캘리(Gene Kelly)는 재능으로 실업 확률을 이긴 셈이다. 그가 변호사가 됐으면 법정에 앉아 지루함을 달래지 못해 책상 밑에서 스텝을 밟고 있지 않았을까? 상상만 해도 재미있는 모습이다."


만능 "엔터테이너"로 변신해야 살아남는 뮤지션의 대표주자로 진 캘리를 들었다. 글을 쓰면서 뮤지션을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대중 가수', '가수', '아티스트', '싱어송라이터' 등 시대와 역할에 따라 변해가고 있다. 그런데 이 책은 더 나아가 뮤지션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신들 역할의 다각화를 주문하고 있다. 진 캘리처럼... 연기, 모델, 쇼호스트, 제작을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표절의 역설 - 표절한 곡과 표절당한 곡의 결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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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the Floor-Jennifer Lopez feat. Pitbull(2011) [Love?]는 Llorando Se Fue-Los Kjarkas(1981) [Canto a La Mujer De Mi Pueblo]를 샘플링했다.


On the Floor는 Kaoma의 1989년 히트곡 Lambada의 멜로디를 차용했다. 그런데 이 Lambada는 볼리비아의 전통 포크 밴드 로스 카르카스(Los Kjarkas)의 Llorando se fue(요라노 세 푸에 – "울면서 떠나갔다", 1981)를 표절했다. 이 곡은 단순한 리메이크나 샘플링이 아닌, 무단 사용 및 원작자 표기 누락으로 인해 법적 소송까지 이어졌다. 결국 카오마(Kaoma)는 패소했고 Lambada의 작곡가로 Los Kjarkas 멤버들 이름이 표기되기에 이르렀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표절한 곡과 표절당한 원곡이 윈윈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표절의 역설'이다.


Diddy의 I'll Be Missing You는 Sting이 속했던 밴드 The Police의 1983년 곡 Every Breath You Take을 표절했지만 오히려 원곡이 역주행하는 결과를 가져온 것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토미 이마뉴엘(Tommy Emmanuel)의 '범위의 경제'(Economies of Sc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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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위의 경제(Economies of Scope)의 예로는 치약과 칫솔은 같은 소비자층을 대상으로 하므로 마케팅, 유통, 브랜드 비용을 공유할 수 있기 때문에 총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경우나, 맥도널드에서 햄버거와 감자튀김을 같이 판매해서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개념인데, 음악에서 원맨 밴드(One-Man Band)가 이 경제 이론을 충실히 수행한다고 밝히고 있다.


데이비드 보위 채권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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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유동화(Asset Securitization)에 관한 이야기로 자산을 현금화하여 쓸 수 있다는 것인데, 보위(David Robert Hayward Jones)뿐만 아니라 아델, 닐 다이아몬드, 밥 딜런 등 저작권 수입이 안정적인 뮤지션들의 채권 발행이 성공적 유동화를 담보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물론 일부의 이야기 같기는 하다. 오히려 많은 뮤지션들은 자신들의 음원 저작권을 현금화하여 돌려 쓸 수 있는 경우가 더 적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싶다.


이외에도 '슈퍼스타가 시장을 독식한다'는 가설은 논쟁거리라고도 이야기한다. 또 콘서트 가격을 Classic Rock-Pop-Latin-Rock-R&B-HipHop 등의 높은 순으로 실증적으로 밝히고 있다.


한 줄 평: 경제학과 음악을 접목시킨 책으로 이와 관련된 초중급자분들에게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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