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크함과 보통의 언어로
우리나라의 성씨는 90% 넘게 '김', '이', '박'이 차지하고 있다. 조선 후기 경제적 여유가 있는 백성(요호 부민:饒戶富民)들은 양반과 성씨를 사들였다. 80%가 양반이 되었으니 그때부터 돈이면 다된다는 역사를 우리는 목도(目睹)하고 있었다. 공명첩(空名帖), 납속책(納粟策) 팔아서 양반의 명맥을 잇다 보니 성씨의 쏠림 현상이 심화되었고 그 역사가 지금의 삶 속에도 이어지고 있다.
나라 이름은 또 어떤가?
'한국'이라 쓰고 '고려(Korea)'라고 말한다. '북한'이라 쓰고 '북조선(Chosun)'이라 말한다.
이름만큼은 아직도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 살고 있다. 일제의 영향으로 우리의 민족적 정통성을 잃지 않으려는 이름이지만 시대변화에 맞게 바꿀 필요를 우리는 발견하여야 한다. 우리 세대에서 그렇게 했으면 한다. 통일이 되어 그렇게 할 수 있으면 더 좋으련만!
좋은 이름은 그 값을 한다. 이름은 신중하게 지어야 한다.
이름은 발음하기 좋아야 한다. 그러니 입을 계속 벌리고 발음해야 한다면 무척 불편하다.
이응 발음이 연속되면 입을 계속 벌리고 있어야 하니 불편한 것처럼 한 번은 벌리고 입을 한 번은 닫아야 한다.
발음하기 좋아도 이런 이름은 안된다.
우 동국
박 우리
함 자영
강 자영
임 연수
동국, 우리, 자영, 연수 너무나도 좋은 이름이나 성씨와 만났을 때 완성된 이름이 비틀어져 그 뜻을 해친다. 그래서 저런 성씨와는 절대 써서는 안 되는 이름이다.
조선시대 고종의 어릴 적 이름은 '개똥이'였다. 이름이 천할수록 명줄이 길다는 속설에 따랐다. 아무런 과학적 근거가 없는 이름이다. 이쁘게 지어도 오래 살 수 있다.
반려동물의 이름도 이쁘게 지었으면 하는데 '똥꼬', '찡찡이', '무지막지' 등등 이름이 조금 많이 후지다. 이쁘게 지으면 어디 덧나는지 모르겠다.
뮤지션의 이름은 해외진출을 염두에 두어서 그런지 대개가 영어를 이용한 아이디어의 것들이 많다. 인정할 부분도 있지만 새로웠으면 하는 바람이다.
마음에 드는 뮤지션들의 이름을 몇 개 꼽아 보다.
'독특함'과 '보통의 단어'와 '순수 우리말'로 지어진 면에 방점을 두고 골라 보았다.
'보통의 단어'들로 이름을 잘 짓는 뮤지션들은 인디뮤지션들을 꼽을 수 있을 듯하다.
이제는 인디 뮤지션이 아니지만...
백자
니나노 난다
검정치마
김대중
박근쌀롱(BGSALON)
볼빨간
불독맨션(BULLDOG MANSION)
3호선 버터플라이
서울전자음악단
잠비나이(JAMBINAI)
BUT
뻑가
노브레인
버둥
뱀뱀(BamBam)
화나(Fana)
존 노
이런 이름은 피해야 할 듯하다. 이미 이름에서 선입견이 동작한다. 곡의 분위기를 예단할 수 있으니 듣는 이는 듣지도 않고 스쳐 지나가려 할 수도 있다. 이왕이면 이름은 밝게 하고 어두운 면이 있다면 곡 속에서 녹여내면 될 듯하다. 물론 나름의 이름 지음에 뜻은 있을 것이다. 음악적으로는 좋아하는 뮤지션은 있다 하지만 이름은?
시인 김춘수의 시귀절이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이름을 불러주니 의미 없는 '몸짓'은 '꽃'이 되었다. 어찌 보면 대중으로부터 '의미부여' '너의 이름을 부를 때'를 기다리기보다는 자신의 이름을 만들 때처럼 초심으로 돌아가 음악에 열정을 쏟아붓겠다고 다짐하던 그때를 돌이켜 보아야 함이 더 의미 있는 시간 이리라!
뮤지션들의 이름에서 의미를 찾아보았으나 더 깊게 들여다볼 것은 정홍일 님과 오영수 님의 '홍일'과 '영수'라는 평범한 이름에서 깨달음을 찾을 수 있다.
20년 넘는 무명의 가수 생활과 40년 넘는 충무로의 평범한 연극인의 삶은 우리에게 '존버'-존나 버텨-와 '좀버'-좀 더 버텨-의 멘탈을 가르쳐주며 은근과 끈기를 밑바탕에 깔고 있는 성실(誠實:sincerity)함이라는 깃발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재미로 읽어보는 뮤지션들의 이름(해외 편)으로 이어집니다. ღ'ᴗ'ღ