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I D O L ?

아이돌

by 염진용

I D O L


아이돌? IDOL 이거 영어다. 이 말을 처음 들은 건 30년 전쯤인 것 같다. 기억이 가물가물하여 정확하지는 못하다. 어릴 적엔 이게 영어인 줄도 몰랐다. 아니 이런 단어가 있는 줄도 몰랐고 '아이돌(Idol)'이 '우상(偶像)'이라는 뜻을 알았을 땐 산에서 밀가루 반죽 손에 돌돌 말아 빌며 고깔모자 쓰고 있던 무당의 우상인 '돌부처인' 줄만 알았다.


어느덧 시간은 흘러 TV 속에서 Idol이 등장을 하고 나이 들어 아이 어린이 집에 보내고 ''를 하는 아이를 바라보는 기쁨도 누렸다. 그리고 그 아이들이 Idol이 되었다. TV 속에서 보는 Idol이 '' 때 보던 아이들의 모습과 꼭 닮았다.


Idol은 '아이들'이 발음이 잘 못되어 아이돌이라 하는 줄만 알았고, 또 '서태지와 아이들' 여기서 온 줄 알았고, '문화 대통령'이라 별명 붙었던 서태지에 대하여는 왜 '음악대통령'이지 '문화 대통령'이야? 하며 의문을 가져 보기도 했다. 사람들이 그렇게 부르니 다 이유가 있겠지? 하고 넘어갔다.




그런데 또 궁금증이 도졌다. 아이돌에 대하여


'아이돌(Idol)은 본래 신화적인 ''를 뜻하는 영어이고, 어원은 그리스어로 ιδειν이며, 이후 ειδo에서 Idola로 변천되어 최종적으로 Idol로 바뀌었다'라고 사전에 쓰여 있다. 현재의 아이돌(Idol)은 십 대 청소년들에게 인기가 많은 연예인을 의미하는 말로 특히 나이 어린 인기 가수에 대해 쓰는 표현이지만 시대마다 우상(偶像)은 있었다.


1세대 : STAR - 삶을 같이 한 아이돌


우리의 어머니 아버지 세대의 영화계 영웅(英雄)은 엄앵란, 신성일, 허장강이었다.


이들이 '진정한 아이돌'이었고 친구이고 시대공감의 아이콘이었다. 이들이 사랑에 빠지면 같이 사랑하는 연인과 사랑에 빠졌고-이들에게서 사랑하는 방법을 배웠고-아프면 같이 아프고 이들이 세상을 떠나면 그들을 보며 나이 들어감을 알아채고 있었다.


우리의 어머지 아버지 세대의 음악계의 영웅은 남진, 나훈아, 이미자, 하춘화이었다.


이들이 노래하면 같이 따라 불렀고 젓가락으로 은반 밥상 테두리를 두드리며 가락과 장단을 맞추었다. 막걸리는 하얀 커다란 플라스틱 통에서 따른 찌그러진 노란 아니면 하얀 주전자와 동반자가 되었다. 동네 아줌마와 아저씨들과 계모임이라도 갈라치면 여행을 떠난다. 제주도 해안가에서 모둠 회 드시며 찍은 빛바랜 폴라로이드 사진 속 덩실덩실 추던 춤엔 이들의 노래도 곁들여져 있었으리라!


돌아오던 길 버스 안의 진풍경은 지금의 클럽을 압도하였고 '관 춤'이라는 역사적 신기원(新紀元)을 마련하였다.


아이돌(IDOL)?


이들이 아이돌이었다. 영어만 몰랐지 우리네 어머니 아버지의 우상(偶像)이었다.


2세대 : STAR - 진정한 아이돌, 긴 생명력


그럼 나의 우상(偶像)은?


나도 아이돌(Idol)이 뭔지 모르는 세대였다. 내 세대도 그냥 '스타(Star)'였다. '하이틴 스타'아니고 '스타'였다.


나에게 STAR는 심수봉. 조용필, 이용, 이은하, 이선희, 이문세 등이었다.


요즘의 아이돌 중 한 명 인 아이유를 좋아하는 이들은 '동시대에 살고 있어 행복하다.'라고 말을 한다. 나에게도 나의 스타들과 같이하는 삶이 행복하였고 지금도 같이하여 행복하다. 같이 나이 들어가는 모습을 보며 한번 더 행복하고. 우리 어머니 아버지가 그러했듯이.


작금(昨今)의 'IDOL'의 음악이 7년 징크스(Jinx)로 소비적 모습을 보이는 젊음의 소모품(消耗品)이었다면, 종신역(終身役)으로 음악인으로 스타의 삶을 살고 있는 우리 세대의 음악과 뮤지션이 '진정한 아이돌'이라는 생각이 든다.


3세대 : IDOL - 화려한 아이들, 짧은 생명력


3세대는 다시 하위 세대가 존재하나 필자의 시각에서는 모두 3세대라 보고 싶다. 서태지와 아이들, HOT, 동방신기, 소녀시대, 원더걸스, EXO, BTS 등 굵직굵직한 뮤지션들만 기억에 남고 잘 구분이 안된다. 관심이 없어서가 아니라 억지로 구분하는 듯한 인상이 강하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이 세대 구분은 시간이 지나고 보다 객관적 시각에서 볼 수 있는 흐름이 필요할 듯하다.


시스템 변화, 의상의 변화, 국제무대 진출 여부, NFT 등의 IT기술의 적용 여부 등등으로 구분하는 것은 세대 구분이 아니라 현상에 기댄 뮤지션들의 차별화 전략으로만 보인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그래서 서태지와 아이들 이후의 아이돌 뮤지션들은 모두 3세대라 보려 하는 것이다.


아이돌의 등장이 1990년쯤 이후라고 했으니 30년이 지난 지금 아이돌의 생명력은?


HOT는 가수에서 예능인이 되었고, SHINee의 생명력은 U2의 생명력처럼 축하할 일이다. 동방신기 (TVXQ!)의 유노윤호 (U-KNOW), 최강창민 (MAX CHANGMIN)에게도 '진정한 아이돌'이라 불러주고 싶다. 뮤지션들이 기획사에 있던 인디 뮤지션으로 있던 오래도록 음악으로 행복한 삶을 살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하는 이야기다.



직원들의 원성이 자자(藉藉)한 기획사도 있다. 엔터 속에 아이들이 있다. 꼭두각시 같은 Idol이 아니라 같이 행복하게 살다 가야 할 아이들이...


모든 기획사들의 운영자들도 깨달아야 할 점이 있다. 조직의 규모가 커지면 본질인 음악보다 의사소통과 잡스러운 일들에 오히려 에너지가 소모된다. 이를 전문용어로는 '엔트로피(Entropy)의 증가'라 한다.


기획사를 자전거에 비유하여보자. 쓰러지지 않으려면 획기적으로 체인의 마찰력을 0으로 만들거나 중력 에너지를 0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러니 열심히 비벼야 하거나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자전거를 자기 체형에 맞게 핸들의 모양을 바꾸고 안장의 높이를 조절하여야 하고 이렇게 했는데도 불편하다면 자전거 사이즈를 바꾸어야 한다. 몸의 상태가 계속 바뀔 테니...


중고시장에 내놓아 어떻게라도 비싼 값에 남에게 넘겨 이득 보려는 심사가 아니라면? 자전거는 물건이지만 기획사는 궁극적으로 '뮤지션들의 모임'이라는 사람이라는 점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品 이 아닌 人이다!






작가의 이전글그래미 일렉 부문 후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