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타 유발자

정의의 여신이여 눈뜨라!

by 염진용

구타(毆打) 유발자(誘發者)


중학교 학창 시절 학교 벤치를 지나가다 폭행을 목격하다.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같이 있던 교정이었다. 고등학생 형들이 아저씨에게 쓰레빠-당시는 삼디다스가 아니라 하늘색이었다-로 볼따구니에 싸대기 세례를 흠씬 쳐 맞고 있는 장면이었다. 그 아저씨는 아무래도 체육선생님이나 교련 선생님 아니면 '학주'였을 것이다.


교복-목에 후크가 있던 교복-을 입던 시절이었고 교복을 당겨 코에 가져다 댄 그분은 바로 형들의 쓰레빠를 벗겨 볼에 싸대기 세례를 퍼붓고 있었던 것이다. 야구부와 핸드볼부가 있었던 학교로 학생들은 점심시간에 몰래 운동장 한 편의 핸드볼 연습 벽 뒤에 숨어 담배를 피우고 오다가 딱 걸린 것이다.


나의 인생 학창 시절은 이런 폭력을 '사랑의 매'라 하였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사랑의 매'였다.



나의 형님 이야기


10차선 대로에서 술에 쩐 동네 한량이 무단횡단을 하고 있었는데 비 오는 날이라 반사효과로-도로에서 사람이 증발하는 현상-이를 미쳐 발견하지 못하고 사고를 내고 말았다. 차에 머리를 부딪친 그는 병원으로 이송되어 수술을 받았으나 만취상태여서 지혈이 되지 않고 며칠 후 저승으로 가고 말았다.


사망사고로 재판이 있을 때까지는 교도소에 갈 수밖에 없었고 그곳에서 목격한 사실은 또 다른 폭행이었다. 저녁마다 두들겨 맞는 소리가 난다는 것이다. 도대체 누가 맞는 것일까?


바로 '강간범'들이다.


폭력은 절대로 허용되서는 안 된다는 법의 집행기관들도 인간쓰레기들 에게는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 강간범은 교도소 밖을 나가면 또 강간을 한다는 것이 보편적 인식이다. 이를 막기 위해서 법의 힘보다 물리적 힘으로 범죄를 막으려 한다.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영선(營繕)반 톱날 사건


군대 생활의 이야기다. 군수지원단에서 군 복무를 하였다. 보급대, 급양대, 경비중대, 수송대 등등 군수물자를 보급하는 부대였다. 그런데 어느 날 한 선임 병사가 영창으로 끌려갔다.


이유는?


영선반에서 복부 하던 선임의 톱을 빌려간 후임이 톱의 이를 부러뜨려서 이에 화난 선임은 그 톱으로 후임의 머리를 톱날로 찍는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내 군대 당시는 군기교육대가 아니라 '영창(營倉)'이었고 그곳에 가면 발이 썩어 나온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였다. 아픈 기억이라 깊게 이야기하고 싶진 않다. 혹시라도 군의 사기가 떨어질까 봐 조심스럽기도 하고...


얼마 전 미용실에 가서 머리 손질을 하다가 미용실 아주머니의 아들 얘기가 나오게 되었는데 군 생활중 폭행으로 고막이 터졌는데 어디에도 하소연할 때가 없었다는 이야기였다. 빽이라도 있었으면 해결할 수 있었을 텐데 아무 힘도 없고 유명하지 않아서 억울함만 가슴에 묻고 산다는 이야기였다.


군 생활 중 많이 듣는 이야기 '구타유발자'다. 니가 맞는 데는 니가 원인을 제공한 거야!라고 폭력과 폭행을 정당화하고 유야무야(有耶無耶) 사건은 끝난다.


나의 경우는?


별반 다를 게 없었다. 토요일만 되면 군기 잡는다고 관물대 타기, 하이바에 머리 박기, 군번줄에 깍지 끼기...

동물을 길들일 때 'X이론'을 쓴다. 'Y이론'은 인격적 감화에 의한 변화를 바란다면 강압과 폭력을 활용한 훈련방법이 X이론이다. 정말 X같은 이론이다.


나의 삶 나의 기억 속의 폭력들이다.




윌 스미스와 크리스 락 이야기


이글의 모티브가 된 건 그들의 행위였고 그래서 나의 과거의 이야기들을 들춰 삶을 반추(反芻)해 보았다.


그 코미디언과 가수이자 배우인 윌 스미스 이야기는 길게 하지 않으려 한다. 나는 또는 우리가 그들의 행위에 대하여 심판한 자격이 있는지 의문스럽게 때문이다. 하지만 이 말만은 꼭 하고 싶다.


할 말 다하고 "그거 농담이었어!"라는 사람이 있다면 "절대로 피하라!"


윌 스미스에게 위로의 노래를 보낸다.


윌스미스-Just Two Of Us.jpg Will Smith-Just The Two Of Us 1997


"We can make it if we try

Just the two of us"


"우리가 노력하면 해낼 수 있다

그냥 둘이서."



윌 스미스 당신이 만든 노래처럼 둘이서 잘 해결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