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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작 Dec 29. 2023

나는 지방투어공연이 끝났다.

<나는 SOLO, 사랑은 계속된다!> 모쏠 편도 끝났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항상 하는 말이 있다.

"빠르다." 

"진짜 빠르다."

"너무너무 빠르다."

"뭐가 이렇게 빠르냐."

"이거 너무 빠른 거 아니야?"

"아니........... 벌써? 끝났어? 빠르네, 빨라..."


과학적으로 빛이 가장 빠르다곤 하지만, 어쩌면 '시간'이 더 빠를 수도. 누르면 켜지는 무드등 보다, 누르면 터지면 감정만큼이나 눈부시고 폭발 전인 시간들이었다. 누구에게나 연말에는 한해를 돌이켜볼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 그럼에도 정신없이 한해를 넘기고 다음 해가 온 줄도 모른 채 인사는 생략하는 사람도 있고. 한해를 떠나보낼 작별인사와 새해를 맞이할 환영인사를 각 잡고 준비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게 바로 '나'다.


나는 인사성이 매우 밝은 편이니까-



 

11월, 12월 두 달간 했던 지방투어 공연이 끝이 났다. 그간 '왔다-갔다-' (아니지. '갔다-왔다-'가 맞지?) 이동거리만 해도 엄청났다. 덕분에 차곡차곡- 쌓인 KTX 마일리지는 나의 성취감을 수치로 보여주는 듯했다. '학교폭력예방'을 주제로 삼았던 이번 공연 역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학생수가 많지 않았던 학교부터 강당을 가득 채울 만큼의 인원까지.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저렇게 순수하고 맑은 아이들이 서로를 괴롭히는 학교폭력이 있을까 싶었다. 생각을 이어 그저 그런 일이 없길 바라며, 무대 위에서 연기를 하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췄다. 물론 생계를 위해 선택했던 공연이라는 사실도 부정할 수 없지만 하다 보니 피어나는 책임감과 필요성. 전체는 아니지만 일부 내가 예술을 궁극적으로 표현하는 긍정적인 방향 중 하나인 것 같다. 


지방투어 공연의 매력을 말해보자면, 평소 가보지 못했던 곳으로 떠나는 짧은 여행 같다고나 할까?


<포항 공연 끝나고 숙소 들어가는 길_여유>

그렇다고 긴 여가시간을 누릴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가끔 생겨나는 여유 시간들은 쏠쏠한 재미를 준다. 그리고 숙소에서 즐기는 동료들과의 시간들. 대게 예전 공연 팀들과는 꼭 모여서 공포영화 한편씩을 봤었다.

혼자서는 보기 힘든 무서운 영화들을 다 같이 모여서 용기 내서 보는 것이다. 나름 괜찮은 추억 중 하나이다. 

이번 동료들과는 다른 추억이 생겼다. 모여서 공포영화를 보는 것이 아니라 <나는 SOLO>를 보는 것이다.

몇 달 전 매우 재밌게 봤던 '모쏠 특집'에서 몇 분이 다시 나와 <나쏠사계>라는 번외 프로그램(?)에 등장하신 것이다. 이미 등장만으로도 흥미로웠다. 그들이 보여준 순수함과 진정성이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은 안타까움에서 응원을 하게 되는 마음이라고나 할까? 일종의 공감? 그리고 함께 두 손 모아 보게 된다. 마치 스포츠를 보듯. 만약 그것이 프로그램의 취지 중 하나였다면 적어도 나에게는 적중한 셈이다. 오히려 배운 부분도 있으니 어찌 보면- (교육방송?) 


만약 나라면? 

인사성이 밝은 편이니, 인사만 하다 끝나려나? (농담)


그렇게 2023년 마지막 공연도, 2023년 다 함께 모여 재밌게 봤던 프로그램도 끝이 났다.  (Good bye-)


중요한 건 그런 것 같다. 누군가에게는 연애라는 부분이 중요할 수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꼭 연애를 해야만 행복한 건 아니니까. 그렇다고 연애를 한다고 무조건 적으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것도 아닐 터. 그럼에도 연애를 하기 위에 모인 그들은 적어도 행복을 찾으러 온 사람들은 맞는 것 같다. 사랑에서 느껴지는 행복감.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정말 진심이었으면 좋겠다는. TV에 나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과 생각들이 있었을까. 행복을 찾기 위해 모인 많은 사람들이 진심을 다 한다면 누군가 하나쯤은 작은 행복 하나 안고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소중한 시간을 프로그램을 보는 것에 쓰고 있는 우리들의 시간에도 행복을 주셨으니.


손에 잡히지도 않는 시간들을 담기 위해 인류는 수많은 기술 발전을 해왔다. 동굴벽에 그림을 그리면서부터 종이에 글을 적는 것. 더 나아가 사진이나 영상으로 담아 저장하고 기억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 그렇게 우리는 시간을 담아둔다. 떠나가는 2023년을 훈훈하고 쿨하게 보낼 수 있는 이유이다. 2024년에 2023년이 그립다면 사진을 보고 기억하면 되지 않은가- 물론 시간을 돌리는 것만큼은 아니겠지만. 지나간 시간이 아름답고 아름다워질 수 있는 건 되돌릴 수 없기 때문일 수도 있다. 아무리 지우고 싶던 기억도 지나고 나니...


'그랬구나... 그랬었구나... 그랬었네... 허허-'


너털웃음 한 반에 혀를 한번 차면 그만-


'이제 이래야지... 그렇게 해야지... 해봐야지... 하하!'


호탕한 웃음 한 번에 혀 한번 말아 올리고 힘차게 새해에게 인사를 준비해 본다.



안녕! 2023년.
안녕? 2024년.
같은 인사말에 다른 여운.
다른 내일에 같은 행복이 찾아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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