켜고 끄기. 끄고 켜기
귓가에 클래식 음악이 들렸다.
알람소리가 아닌
tv 소리.
드믄 일이지만
가끔 tv를 켜 놓고 잠이 들 때가 있었다.
그 드믄 날 중 하루가 오늘 이었나 보다.
헛웃음 한번 치고
매트 위, 이불 속을 반쯤 감긴 눈으로
주섬주섬- 여기저기- 더듬더듬-
눈 보다 손 끝 감각에 더 의존하는
미련한 행동의 반복이었지만
지금 이 순간 만큼은 고집부리고 싶었다.
툭- 찾았다.
.리모컨
뻗지 않아도 작동 될 전원버튼을
한팔 쭉-뻗어 전원버튼을 꾹 눌러 tv를 껐다.
중요한 순간이었다.
고요해진 방안에서 깊은 고민에 빠졌다.
커튼 사이로 들어오는 아침 햇살을 조명 삼아.
'뒤로 다시 눕느냐'
'앞으로 일어나느냐'
햄릿도 아침마다 고민했을 걸?
손안에 쥐어진 리모컨을 보고 물어 보고 싶었다.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저... 일어날까요? 5분만 더 잘까요?"
그걸 왜 나한테 물어!
알아서 해!
"그러게요...그 쪽 리더한테 물어볼걸."
나 불렀어?
바빠 바빠.
끄고 켜고.
'전원버튼'으로 사는게 얼마나 피곤한데.
리모컨에 책임자 이자, 칼같은 리더쉽으로
리모컨의 시작과 끝을 책임지는 분이셨다.
그런 분이라면 행복에 대해 뭘 좀 알지 않을까.
역시 타령하면
아침부터 하는 행복타령이지.
"당신은 행복하신가요?"
책임감이 얼마나 막중한지...
무거워 무거워.
그래도 끄고 켜는 건 행복한 일이야.
'시작'과 '끝'이 아니라,
어제의 행복을 오늘부터 내일 까지
계속해서 이어나가게 하는 일이라고.
행복해 행복해.
꺼졌다고 끝이 아니야.
바쁘니까 다음에 이야기 하자고.
전원을 끄고 켜고,
하루와 닮아 있다 생각했다.
하루에 행복한 일 하나쯤은 있을 테고.
없다한들,
내가 무사히 눈 뜬 것만으로도 행복할 수도 있지 않은가.
켰다고 시작이고,
껐다고 끝이 아닌.
그의 행복론에 기립박수를 보내본다.
'짝짝짝-'
p.s 밤새 깔려 있었다면 사과드릴게요. 죄송합니다.
'쏘리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