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노력의 결과
tv를 보다 의미없이 리모컨을 눌러대며
지나가는 채널을 스쳐보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가끔 이럴때면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이럴거면 난 왜 tv를 보고 있는거지?'
그럴때가 있다.
딱히 볼건 없고
그렇다고 끄기에는 할건 없고.
어쩔수 없이 켜놓고 무의미하게 채널만 돌려댈 때.
그래도 가끔 한번씩 멈춰진 채널에
집중할 때가 있다.
그 몇프로의 확률로 리모컨을 눌러대던 손이 멈췄다.
모 예능프로그램에서 클라이밍 국가대표선수분이
손가락으로 턱걸이(풀업)을 하는 장면에 꽂힌 것이다.
심지어 사과를 8조각으로 쪼개고,
호두를 손가락으로 산산조각 냈다.
스스로의 운동능력에 자부심이 강한 편.
신체적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편.
그래서 하고자 하는 운동은 반드시 잘한다는 경지까지 이르려고 노력하는 편.
관심도 없던 턱걸이(풀업)에 꽂힌 것이다.
손가락으로 해내고 싶었다.
각종 스승이 널리고 널린 유툽이라는 공간에서
'턱걸이 잘하는 방법'을 검색하고 영상을 보며 기본기부터 훈련하기 시작했다.
먼저, 악력이 좋아야 한다기에
가장 빠른 배송으로 .악력기를 구매했다.
이후 틈만나면 .악력기를 필사적으로 괴롭혔다.
잠깐만!
가열차게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던 .악력기가 다급하게 외쳤다.
"네?"
쉬엄쉬엄해.
뭐가 그렇게 급해.
노력하는 건 좋은데...
급할 건 없잖아.
내가 힘들어서 그런건 아니야...
목표가 생기면 꾸준히 쉬지 않고 습관처럼 노력했다.
이게 장점이라고 생각하지만,
노력의 시간이 길어지는거에 비해
원하는 결과에 도달하는 속도가 느려지면
마냥 노력하는 게 능사는 아니라는 현타(현실타격)가 올 때도 있었다.
"맞아요. 급할 건 없지만...그래도 빨리 성공하고 싶어요."
빨리 성공하면 행복할 것 같니?
인터뷰의 주체가 바뀐듯 했으나...
오는 질문 막는 스타일이 아니기에.
"행복하겠죠? 빨리 성공하면."
그래?
근데 말이야.
성공은 빨리 하는게 아니야.
성공은 그냥 하는 거야.
속도가 붙을 필요 없잖아.
그리고!
행복?
성공?
성공해서 행복한게 아니라
행복한거면 성공한거야.
요즘은 그게 대세래.
악력기는 나보다 훨씬 인싸(대세에 가까운) 였다.
정답이 없는 광범위한 답을 찾는 중이지만
정답처럼 말해주는 악력기의 말은
마치 문제집 가장 뒷장 답안지 같았다.
살포시- 악력기를 내려놓고,
껍질이 벗겨진 손가락을 위해 핸드크림을 사러 가야겠다.
p.s 인싸력 만렙 악력기님! 다음 대세는 미리 좀 부탁드릴게요.
'유행 한번 타보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