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100M>
하프마라톤을 나가본 적이 있으며, 혹독한 추위가 아닌 이상 주 2회 이상 5km를 뛰고 있고, 올해 목표 중 하나가 풀코스 마라톤이라면 나는 과연 러너라고 말할 수 있을까. 혹은 러너라 불릴 수는 있는 걸까.
반드시 불려져야 한다거나 내가 떠들고 다닐 필요는 없지만 어쨌든 취미에 진심을 담으면 그런 지경까지 이르나 보다. 말하고 싶고 불리고 싶고. 사람 욕심이란 게 참-
배우 말고도 재밌는 게 이렇게나 많은데 아직 제일 불려지고 싶은 게 '배우'라니. 나도 참-
러닝을 할 때 속도를 낼 때가 있지만 어디까지나 전력질주에서 몇 단계 내려간 속도 정도 일 것이다.
생각해 보면 100M를 전력으로 달려본 적이 언제이었을까... 곰곰이 생각해 봐도 꽤나 옛날옛적까지 시간이 돌아가는 것 같다. 돌리다 손가락이 아파 돌리는 건 그만하고 지금이라도 뛰쳐나가 뛰어보고 싶지만 혹독한 겨울바람이 집의 가장 구석으로 밀어낸다.
이 애니메이션 영화를 보고 시작된 생각들이다. 영화<100M>.
OTT(넷플릭스)에서 본 영화. 좋아하는 취미 중 하나인 달리기가 배경인 영화라길래 보게 되었다. 역시 관심사가 배경이면 망설임 없이 클릭하게 되는 것 같다.
간단하다. 정말 100M 달리기 내용이다. 하지만 그 안에서 던지는 길고 긴 메시지들은 한 곳에 툭- 내려놓는다기보단 여기저기 흩날려 주워 담을 수 있게 만든 영화인 것 같았다.
분명 주인공으로 보이는 인물은 2명인데, 각자 다른 캐릭터들이 하는 말이 상당히 많은 편이다. 그래서 각자 맞는 방향의 말들을 주워 담아 간직하면 될 것 같다. 딱 맞아떨어지는 결말을 기대하기보단, 어딘가 두리뭉실하지만 틀린 말 같진 않고, 그렇다고 정답 같진 않은 그런 자유로운 영화.
등장인물들은 트랙 안에서 갇힌 듯 달리지만 주는 것들은 트랙을 넘어 위아래로 퍼져 이윽고 흰색의 라인마저 넘겨버릴 정도.
이 또한 매력이라면 매력일 듯.
그리고 또 한 가지의 묘미라면 달리기의 긴장감과 생동감을 표현하기 위한 다양한 작화들. 늘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들을 보면 신기하다. 이 애니메이션 또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보면서 뛰고 싶다 생각이 들었으니, 이미 절반의 성공은 아닐까. 물론 '러닝 해라' '운동해라'가 주제는 아니지만 그만큼 엉덩이를 들썩이게 만들 만큼의 작화였다.
언제였을까?
숨이 턱 끝까지 차 오를 만큼 숨을 참고 100M를 전력질주해 본 적이.
기록보다 경험이 궁금한 오늘이었다.
성과보단 도전에 박수를 받는 내일이길 바라며- 날이 좀 풀린다면 가까운 트랙에 가서 뛰어볼 생각이다.
100M 뛰어 보셨어요? 전.력.질.주.로요.
한숨이 실제 건강에 좋다는 걸 알게 된 후로는
가끔 한숨을 쉰다.
매번 한숨을 쉬면 주변 시선에 좋지 않다는 걸 알게 된 후로는
몰래 한숨을 쉰다.
어쩌다 들키는 날엔
건강지킴이로 변하면 된다.
지겹도록 한숨의 긍정적 요소를 한숨 나올 때까지 설명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