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부고니아>
지킬 것이 있다면 그만큼의 노력과 행동이 필요하다. 근데 문득 '지켜야 한다'는 것에 과연 어떤 노력과 행동이 필요한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존재이냐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존재하겠지만, 무엇을 해야 지켜지고 어떻게 해주어야 지켜지는 게 지속될지. 어쩌면 그냥 내버려 두고 지켜야 한다는 마음조차 없이 살아가야 하는 건 아닐까. 마치 지구를 지키기 위해 인간이 사라져야 한다는 것처럼. 허나 그럴 수 없기에 지켜야 하는 것이지만 과연 누가 누굴 지켜주는 것인지. 혹시 지구가 우릴 지켜주고 있는 건 아닐까.
인생영화 중 하나이었던 <라라랜드>의 주인공이었던 '엠마스톤'이 우리나라 영화를 리메이크한 영화 주인공으로 나온단다. 라라랜드 이후에도 엠마스톤이 나온 영화들을 더러 챙겨봤던 편인데, 볼 때마다 참으로 다양한 시도를 많이 하는 배우라는 점에 박수를 보내곤 했다. 이번 역시 일단 박수를 치고 시작하련다.
영화 <지구를 지켜라>를 리메이크 한 <부고니아>는 본 작의 마니아층들에게 상당한 관심사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지구를 지켜라>를 정주행 하며 본 적이 없다. 보다 말다 보다 말다를 반복하고 몇몇의 명장면들만 추려서 봤던 탓에 내용을 띄엄띄엄 알고만 있었다. 오히려 잘 된 것 같았다. 리메이크 영화를 통해 내용들을 간접적으로나마 파악할 수 있을 것 같으니 말이다.
외계인으로부터 지구를 지키기 위해 온몸을 던져 필사의 노력을 한다. 그 어떤 희생과 대가가 따르더라도 감수한 채. 물론 지키고자 한 것이 지구였을지, 어머니였을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주인공은 무언갈 지키기 위해 철저한 분석과 연습. 그리고 실행력을 갖추고 일을 저지른다. 그렇게 납치된 엠마스톤은 외계인이라 추정되는 유명 CEO. 예고편에서도 볼 수 있듯 이 작품에서 엠마스톤은 삭발을 하게 된다.
보는 내내 궁금증을 충분히 유발했으니, 어느 정도 성공한 영화는 아닐까. 적어도 나에게는 말이다.
영화의 재미정도 진입장벽이 낮은 터라 웬만하면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을 재밌게 보는 편이다. 정말 외계인이라는 거야 아니라는 거야. 뭘 저렇게까지 하는 거야. 궁시렁궁시렁 속으로 내던지며 영화의 끝을 달렸다.
짜디짠 라면땅 과자의 마지막 부스러기를 꼬집으며 영화가 끝이 났다. 툭툭-털고 일어나 오독오독- 씹으며 정리하며 영화를 곱씹었다. '생각보다 재밌게 봤네?' 배우만 기대하고 봤던 것치곤 '생각보다 재밌게 봤네?'
이 정도면 그냥 재.밌.게 본 것 같다.
인간이 지구를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지구가 인간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이 두 가지만 놓고 생각해 보면 누가 누굴 위해 지키고 지켜진다는 게 어떤 의미 일지. 그 의미 안에서 무엇을 찾을 수 있는 것인지. 곰곰이- 오늘도 생각해 본다.
어디야?
지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