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리즘의 무서움이란,
분명 눈여겨보던 자동차에 대한 영상을 보고 있었는데,
나는 왜 개그콘서트 하이라이트를 보고 있는 것인가.
알고리즘(algorism)
어떤 문제의 해결을 위하여, 입력된 자료를 토대로 하여 원하는 출력을 유도하여 내는 규칙의 집합.
입력된 자료를 토대로 원하는 출력을 유도... 한다고...
내가 원하는 건 업어치기로 내 던져 넣고
의도하지 않았던 무의식의 세계로 흘러
거침없이 터치를 이어가던 손가락이 춤을 추고 있을 때
오래된 핸드폰은 밥 달라고 꿀꿀꿀-
그제야 정신 차리고 충전을 시작했다.
콘센트에서부터 길게 늘어선 선을 따라가다
.C타입 충전선의 끄트머리를 봤다.
라떼 시절부터 지금까지 충전선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하물며, 사람도 머리스타일이 유행 따라 변하는데
충전선이라고 안 변할까.
모양은 변해도 그들의 역할은 한결같았다.
빠른 시간 내로 배터리를 채우는 것.
100% 라고 해도 한 없이 더 채우고 싶은 욕심은
나뿐인 건가.
열 일하고 있는 .C타입 을 지그시 바라봤다.
"저기요... 바쁘시죠?"
뭐... 조금?
언제 또 사라질지 모르는데...
열심히 일해야지.
"두려우신가요? 사라지실까 봐?"
사라지는 게 두려운 게 아니야.
지금 내가 할 일을 다 못하고 뽑힐까 봐...
그게 더 두려워...
"그렇게 촉박하게 일하면 행복하지 않으시겠어요...?"
두려운 건 맞지만...
행복하지 않은 건 아니야.
어쩌겠어... 그만 줘도 된다는데.
꽉 차서 들어갈 수도 없는데,
계속 꽂혀있을 때도 있는걸.
꽉 차면 좋지. 나도 뿌듯하고.
그렇다고 덜 찼다고 해서 불행한 건 아니잖아.
매일 채울 수 있고,
언제든 채울 공간이 있으니까.
채울 수 있는 시간과 공간.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것.
세상 가장 공평한 단어. 행복.
두려웠을 것 같았고, 촉박한 일에 힘들어할 것 같았다.
더 많이 채워주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더 두려워했고
그것을 굳이 불행과 연관 짓지 않았다.
오히려 지금의 존재에 행복을 연결시켰다.
어쩌면 그는 행복도 선택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잠시 일에 집중하실 수 있도록 더 이상 말을 걸지 않았다.
여기서 놀라운 사실 하나.
알고리즘의 무서움이란,
자동차에서 개그콘서트를 지나
C타입 충전선과 부딪혀서 행복까지 왔다는 점.
소름......!!!
p.s 무선이 온대요. C타입 씨. 그래도 안 버릴게요.
'의리!!! 의리!!!'